대법, 전국법원장회의 소집…공식 입장 내놓나

  • 등록 2025.09.12 07: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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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별법 논의에 사법 정치화 우려

 

전국 법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법원장회의가 12일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이 사법제도 개편을 위한 이른바 ‘사법개혁 5대 법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열리는 회의여서 사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전국 법원장들이 참석하는 임시 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이달 1일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법원장회의 소집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마련됐다.

 

천 처장은 당시 “사법부가 공식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없는 상태에서 입법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며 각 법원장이 소속 법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대법관 수 확대 △대법관추천위원회 구성 방식 개편 △법관 평가 제도 개선 △하급심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을 포함한 ‘사법개혁 5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를 설치하는 ‘내란특별법’ 제정도 논의되고 있다.

 

법원장회의는 이러한 입법이 재판 제도와 법원 운영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부가 공식적으로 입법 과정에 참여할 통로가 제한된 상황에서 각급 법원 의견을 모아 사법부 차원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특히 대법관 증원이나 추천위원회 구성 방식 개편 등은 사법부 인사 구조와 재판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법원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나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역시 사건 처리 방식과 법원 업무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입법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거나 재판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원행정처 역시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내란특별법과 관련해 사법의 정치화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별재판부가 설치될 경우 위헌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판사 출신인 정재민 변호사는 “지금 논의되는 사법개혁 법안은 단순히 법원 조직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재판 구조와 권력 분립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입법 취지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정치적 환경 속에서 사법 제도가 급격히 바뀌면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논쟁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법관 증원이나 특별재판부 설치 같은 제도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사법 개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재판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제도를 얼마나 바꾸느냐보다 사법부가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번 법원장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사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혜민 기자 wwnsla@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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