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한 연인 차량에 본드 칠한 30대…집행유예

  • 등록 2025.09.12 14: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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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 차량에 접착제 도포…
법원 “재물 효용 침해” 재물손괴 인정

 

헤어진 여자친구의 차량에 접착제를 발라 훼손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6단독(김지연 부장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32)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24일 오전 5시 12분께 광주 북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 B씨(24) 소유의 K5 승용차에 접착제를 바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차량의 앞 유리창 와이퍼와 전면 유리, 운전석 문과 손잡이, 뒷문 등에 본드를 발라 차량에 수리비가 발생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차량에 본드를 발라 수리비가 발생하게 한 행위가 형법상 재물손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하는 등 방법으로 재물의 효용을 해한 경우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재물손괴죄 판단은 물건이 실제로 파손됐는지 여부보다 재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상태인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즉 재물이 본래 목적대로 사용되기 어렵거나 일시적으로라도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에도 효용이 침해된 것으로 보고 재물손괴를 인정하고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차량 유리창에 접착제를 바르거나 스티커를 부착해 시야를 가리거나 제거 과정에서 흔적이 남고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재물손괴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2018년 인천지방법원은 차량 유리에 접착제를 이용해 스티커를 붙여 제거가 어렵게 만든 사건에서 재물의 효용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차량의 정상적인 사용을 방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과거에도 같은 피해자의 차량을 훼손해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량 손괴 정도와 발생한 수리비 규모도 불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 차량 보험회사에 구상금을 지급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범행 경위와 범행 이후 정황 등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연인 관계 갈등 등 감정적 이유로 발생하는 차량 훼손 사건이 적지 않지만 접착제 도포처럼 차량 사용을 방해하는 행위는 재물손괴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우 기자 wldn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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