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장과 친하다"며 2억6천만원 취업사기…50대 남성 실형

  • 등록 2025.09.13 11: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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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장 친분 내세워 공무직 채용 미끼 사기
“채용 자리 확보했다” 속여 수억원 편취

 

공무원 채용을 미끼로 금전을 편취하고 공공기관 명의 문서까지 위조한 행위에 대해 사기와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가 모두 성립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가운데, 법원이 각 범죄를 모두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기희광 판사)는 13일 사기 및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6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지인 B씨에게 “익산시장과 가까운 사이로 공무직 채용 권한이 있다”고 속이고 B씨의 조카와 처제 등 친인척 4명을 채용시켜 주겠다며 총 9차례에 걸쳐 약 2억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2015년 4월 치러진 익산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정헌율 후보 캠프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정 시장이 당선되자 A씨는 “선거 공로로 공무직 4명을 채용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했다”며 1인당 1000만원의 소개비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B씨가 의문을 제기하자 A씨는 정 시장의 자필 서명과 도장이 찍힌 문서를 제시하며 의심을 잠재웠다. 해당 문서에는 공무직 합격자 명단과 채용 보장 각서, 채용 공고문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모두 A씨가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2024년 6월에도 동종 범죄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작성한 문서들은 맞춤법조차 틀릴 정도로 조잡했다”며 “피해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역시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업 이익을 얻으려 한 점은 양형에서 일부 참작할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장기간 위조 문서를 이용해 거액을 편취했다”며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죄질이 매우 불량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사기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225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소 명의 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 공문서위조죄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제229조는 위조된 공문서를 행사한 경우 별도의 범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취업이나 채용을 빙자해 금전을 편취하고 공공기관 명의 문서를 위조한 사건에서 사기와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가 함께 인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17년 대전지방법원은 군무원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교육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건에서 사기죄를 인정해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2016년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아산시장 명의 임용장과 재직증명서를 위조해 취업을 미끼로 금전을 받은 사건에서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를 모두 인정해 피고인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무원 채용을 빌미로 피해자들로부터 상당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거액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해 행사하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고 동종 범행 전력도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취업이나 공무직 채용을 미끼로 한 사기는 피해자가 ‘청탁’에 가까운 기대를 갖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 사건처럼 공무원 명의 문서를 위조해 신뢰를 높인 경우에는 사기뿐 아니라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가 함께 인정돼 형량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장기간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뤄지고 피해 금액이 수억원대에 이르면 법원은 범행 수법의 계획성과 사회적 신뢰 훼손 정도를 엄중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취업 알선이나 채용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자체가 불법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보라 기자 violet0218@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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