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글로벌’ 코인 사기 공범들…징역형 집행유예·수억원 추징

  • 등록 2025.09.14 13: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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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대 범죄수익 추징…“취득 이익 기준으로 산정”

 

2조원대 피해 규모의 가상자산 다단계 사기 사건에서 거액의 범죄수익을 챙긴 조직 간부들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수억원대 추징을 명령했다. 같은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역할과 실제 취득한 이익에 따라 추징 여부와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법적 기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1부(전경호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61)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범죄로 취득한 이익에 대해 추징을 명령했다. 추징액은 A씨 6억600만원, B씨(63) 4억2600만원, C씨(57) 2억5900만원이다.

 

이들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가상자산 투자 명목의 다단계 조직 ‘브이글로벌’에서 상위 직급으로 활동하며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해당 조직은 약 5만 명의 투자자로부터 2조2000억원을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조직 내 핵심 직책을 맡아 회원 모집과 투자 권유에 관여했고 그 대가로 각각 약 7억~15억원 상당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악용해 막대한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킨 범행”이라며 “많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들이 범행을 기획하거나 조직을 직접 운영한 핵심 인물은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브이글로벌 대표는 같은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25년형이 확정됐다.

 

한편 추징은 범죄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기 위한 재산형 처분이다. 특정 재산을 직접 몰수하기 어렵거나 이미 소비된 경우 그 가액을 환산해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다.

 

형법 제48조는 범죄로 취득한 물건을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재판에서는 전체 피해액이 아니라 각 피고인이 실제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기준으로 추징액이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범행에 가담했더라도 역할이나 취득액이 다르면 추징액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법리는 판례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 부산지방법원 항소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범죄수익 산정 기준과 관련해 “범죄수익을 얻기 위해 범인이 지출한 비용은 그것이 범죄수익으로부터 지출됐더라도 범죄수익을 소비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며 “따라서 이를 추징할 범죄수익에서 공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즉 범행 과정에서 발생한 택배비나 운영비 등 비용이 있더라도 이미 범죄수익에서 지출된 것이라면 추징 대상 금액에서 공제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 다른 판례에서는 계좌이체로 받은 금원의 법적 성격이 문제된 바 있다. 수원지방법원 항소심 판결은 계좌이체로 받은 돈은 법적으로 ‘예금채권’을 취득한 것에 불과해 형법상 몰수 대상 물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추징 법리의 적용 범위를 설명했다.

 

결국 법원이 추징을 명령하는 핵심 기준은 피고인이 범죄를 통해 실제로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존재하는지 여부다.

 

범죄수익이 확인되는 경우 그 금액을 환수해 범죄로 얻은 부당한 이익을 제거하려는 목적이 있다. 다만 “피해자 돈인데 국가가 가져가도 되느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재산범죄에서는 피해자에게 귀속돼야 할 ‘범죄피해재산’에 대해 몰수나 추징이 가능한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피해재산에 해당하는 경우 몰수·추징이 제한될 수 있으며, 이를 형법 제48조로 우회할 수 없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재산범죄 사건에서는 범죄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에게 반환되어야 할 재산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범죄수익과 피해재산의 구분에 따라 몰수와 추징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예준 기자 cotn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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