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1년 내 근무지 사건 수임한 前 검사…징계 불복 소송 패소

  • 등록 2025.09.14 15: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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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올려도 수임” 법원 판단…

 

공직에서 퇴직한 변호사가 일정 기간 동안 이전 근무기관과 관련된 사건을 맡을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법은 퇴직 직전 근무기관이 처리하는 사건에 대해 일정 기간 수임을 제한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법 제31조 제3항은 공직에서 퇴직한 변호사가 퇴직 전 1년부터 퇴직 시까지 근무했던 국가기관이 처리하는 사건을 퇴직 후 1년 동안 수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전관예우 가능성을 차단하고 사건 처리의 공정성과 사법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이 규정은 실제 사건에서도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변호사 A씨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검사로 근무하다 2021년 3월 퇴직한 뒤 곧바로 법무법인에 소속돼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22년 3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된 방송금지가처분 사건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문제가 됐다.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는 A씨가 근무했던 검찰청과 대응 관계에 있는 법원이 처리하는 사건을 제한 기간 내 수임했다며 징계를 결정했고,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도 이를 유지했다.

 

A씨 측은 “사건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직원이 임의로 이름을 기재했다”며 “사건도 심문기일 전에 취하돼 변론 활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직퇴임 변호사는 수임 제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이 임의로 이름을 기재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주의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실제 변론 활동 여부와 관계없이 제한 대상 사건을 수임한 경우 그 자체로 사건 처리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판단은 기존 판례 흐름과도 이어진다. 서울행정법원은 2017년 판결에서 검사 출신 변호사가 퇴직 직후 자신이 근무했던 검찰청과 대응 관계에 있는 법원이 처리하는 사건을 수임한 사안에 대해 제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부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응 기관 사건까지 수임을 제한하는 것은 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의 사법 신뢰를 떨어뜨릴 우려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공직퇴임 변호사의 사건 수임 제한이 형식적인 참여까지 포함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건에 실제로 얼마나 관여했는지와 관계없이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취지인 사법 절차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지키기 위한 엄격한 기준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희원 기자 chw1641@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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