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수용 보상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무사 사무실 직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12단독(지현경 판사)는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60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약 2억8155만원을 추징 명령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10월 사이 자신이 근무하던 법무사 사무실에서 처리하던 토지 소유권 이전 관련 업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업체 대표 C씨가 사망한 이후 회사 자산 관리 공백이 발생한 상황을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자신을 회사의 청산인으로 등재한 뒤 토지 수용 보상금 약 4억10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과 주주명부, 전원 서면결의서 등을 허위로 작성하고 C씨의 도장을 이용해 관련 서류를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보상금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되도록 한 뒤 호텔 건설 사업 투자와 유흥비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에서는 약 1억원 규모 투자금을 숨기기 위해 허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사업 추진 회사 대표 B씨에게 관련 서류 작성을 부탁한 뒤 해당 돈을 급여 형태로 받은 것처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에서 A씨 측은 범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맞섰다. 상속인들이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생각해 청산인으로 등록했고 보상금을 행사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을 뿐 횡령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A씨 측은 “청산인으로 등재된 이상 회사 자산을 처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주장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종중 대표가 토지수용 보상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해 사용한 사건에서 업무상 횡령을 인정했다.
당시 피고인은 종중 대표 지위에서 보상금을 관리하던 사람이었지만 이를 주식 투자와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종중을 위해 보관하고 있던 토지수용 보상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해 소비했다면 업무상 횡령이 성립한다”고 판단하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재판부의 판단은 같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보상금의 존재를 인식한 상태에서 청산인 등록 절차와 관련 문서 작성을 진행했고 그 결과 보상금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확보한 자금을 피해 회사와 무관한 개인적 용도로 대부분 사용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무상 신뢰관계를 이용한 범행이고 피해 규모 역시 상당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위 서류 작성에 관여한 B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요청에 따라 범행에 일부 가담했지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사건으로 직접 얻은 이익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