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구치소에서 20대 미결수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유족이 동료 수감자들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
15일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현재 교정당국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피해자 측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고소가 접수되면 피해자 측이 공식적으로 진술할 권리를 확보하고 수사기록 열람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피해자 유족은 사망 전 폭행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족 측은 “사망 이틀 전 접견에서 A씨의 이마에 상처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전부터 폭행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건은 지난 7일 오후 부산구치소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5인실 거실 내 화장실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구치소 의료진이 응급조치를 실시한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약 2시간 뒤 숨졌다.
병원 측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복부 장막 파열을 사망 원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안 결과 시신 여러 부위에서 폭행 흔적도 확인됐다.
현재 대구지방교정청 특별사법경찰이 같은 거실에 있던 수용자 3명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수용자는 폭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교정시설 내 수용자 간 폭행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5년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수용자 간 폭행 사고는 2020년 4753건에서 2024년 6320건으로 약 30% 이상 늘었다.
교정 현장에서는 이러한 폭행 사건 증가의 원인으로 교도관 인력 구조 문제를 지목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도관은 “현장에 배치돼야 할 숙련 인력이 지방청이나 본부 태스크포스(TF), 행정·심리치료 부서로 이동하면서 행정 조직만 비대해지고 정작 수용자를 직접 관리할 현장 인력은 부족해졌다”며 “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교정청 소속 한 교도소의 경우 1990년대 약 50명이던 야간 근무 인력이 2006년 4교대 전환 이후 40명 수준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20명대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교정본부와 행정 부서 등 비현장 조직으로 인력이 이동하면서 수용동 근무 인력 감소는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무체계 변화도 사고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30분 단위로 이뤄지던 순찰은 현재 1시간 간격으로 완화됐고, 부족한 인력 속에서 현장 대응력도 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용자들 역시 본지에 보낸 편지를 통해 순찰 방식의 문제를 제보했다. 한 수용자는 “교도관들이 1시간 단위로 순찰을 하는데 순찰 시간을 미리 알 수 있어 그사이에 괴롭힘·폭행 등 사건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지방의 한 현직 교도관은 “야간에 사고가 발생하거나 응급환자가 나오면 순찰 인력이 한 곳으로 몰리면서 다른 사동은 몇 시간 동안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부산구치소 사건이 폭행에 따른 사망으로 확인될 경우 특정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교정시설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정당국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지방교정청 특별사법경찰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정시설 인력 운영과 관련해 제기된 문제 역시 현황을 점검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