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사장님 손해"…노래주점서 71만원어치 먹고 신고한 미성년자들

  • 등록 2025.09.15 13: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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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앱, QR·사진·만료시간까지 실제와 동일
주류 판매업주, 실물 신분증 반드시 확인해야

 

포항의 한 노래주점에서 위조된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한 미성년자들이 술을 주문한 뒤 계산을 미루며 업주를 협박한 사건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노래주점을 운영한 지 약 두 달 된 업주 A씨는 지난 4일 밤 예약 손님 5명을 맞이했다. 이들은 입장 직후 신분 확인 요구에 응했고 일부는 실물 신분증을, 나머지는 모바일 신분증을 제시했다.

 

모바일 화면에 표시된 나이가 모두 21세 이상으로 나타나자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입장을 허용했다.

 

A씨는 “평소 20세 손님이 모바일 신분증을 제시하면 실물 신분증도 함께 확인하지만 이들은 21세 이상으로 표시돼 추가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일행은 이미 술을 마신 상태로 보였으며 가게에서 양주 세 병을 주문했다. 업주는 안주를 추가로 제공하며 서비스를 이어갔다.

 

문제는 계산 과정에서 발생했다. 총 술값이 약 71만원이 넘자 이들은 서로 계산을 미루며 시간을 끌었다.

 

새벽 2시 30분쯤 일부는 “현금을 찾아오겠다”고 말하며 밖으로 나갔고, 뒤이어 나온 다른 여성도 “뒤에서 오는 사람이 결제할 것”이라며 자리를 떠나려 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A씨는 해당 여성을 붙잡아 두었다. 이후 나온 남성은 상황을 모르는 척하며 “앞서 나간 사람이 계산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체 한도가 막혀 있으니 다음 날 입금하겠다”며 이날은 그냥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A씨가 “돈을 두고 가거나 신분증을 맡기고 가라”고 요구하자 일행 중 한 여성이 “우리는 성인이지만 이 중에 미성년자가 있다. 적발되면 업주만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

 

또 다른 남성은 “차라리 경찰을 부르라. 여기 다 미성년자다”라며 직접 신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이들은 태도를 바꿔 “업주가 신분 확인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신분증을 제시한 적도 없다고 말하며 책임을 업주에게 돌렸다.

 

그러나 A씨는 손님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해 경찰에 제출했고 조사 결과 업주의 설명이 사실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여성 4명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용한 모바일 신분증은 SNS 등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앱은 QR코드와 사진, 만료 시간까지 실제 모바일 신분증과 유사하게 구현돼 구별이 쉽지 않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세 명은 경찰이 출동한 직후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했지만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캡처 화면을 통해 위조 신분증 사용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여성 한 명의 부모가 가게를 찾아와 술값 전액을 변제하며 사과했고, 해당 여성도 업주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 여성들은 학교를 자퇴한 뒤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전해졌다.

 

A씨는 “최근 하루에도 한두 팀 정도가 신분증 없이 방문하거나 모바일 신분증만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QR코드 인증 오류가 발생한 뒤 갑자기 사라지는 손님도 있어 업주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식품접객영업자가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거나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에 청소년을 출입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나 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다만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도용해 업주가 이를 인지하기 어려웠던 경우에는 CCTV 영상이나 진술 등을 통해 확인되면 행정처분이 면제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대표변호사는 “위조된 신분증을 제작하거나 사용하면 공문서위조 및 행사죄, 주민등록법 위반,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성년자가 위조 신분증으로 업주를 속였더라도 업주가 실제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다는 점이 CCTV 등으로 입증되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은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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