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맹공’…대통령실 “국회 존중”

  • 등록 2025.09.15 13:51:13
크게보기

정청래 “사법부, 대법원장 사조직 아냐”
강유정 “시대적·국민적 요구 돌아봐야”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공개적인 사퇴 요구를 분출하며 사법부와의 정면충돌을 선택했다. 집권 여당이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의 퇴진을 공식 석상에서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를 둘러싼 헌정사적 논란과 정치적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즉각 직에서 물러나야 하며 서울고법은 예정된 공판기일을 변경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대법원장의 정치적 일탈 행위가 사법부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사법부 전체가 대법원장 한 명의 볼모로 잡혀서는 안 된다.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강경 발언은 지난 5월 대법원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에 대한 강한 불만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 내부에서는 해당 판결이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려 했던 '정치적 판결'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SNS를 통해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내란범들을 재판 지연이라는 수법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법원이 윤석열 일가의 비위나 징계 처분 소송 등에서 제때 올바른 판단만 내렸어도 내란은 방지되었을 것"이라며 내란 세력을 방치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원론적이면서도 묘한 여운을 남기는 입장을 내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법원장 거취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그 개연성과 이유를 충분히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언급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국회가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해 숙고하고 있다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국민이 직접 뽑은 '선출 권력'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삼권분립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여당의 기류를 완전히 외면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통령실이 사퇴 요구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수준의 존중감을 표현한 것일 뿐 구체적인 의견은 없다"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민주당의 파상공세와 대통령실의 신중한 관망세 속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는 향후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라는 법조계의 반발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압박이 맞물려 대법원장을 둘러싼 공방은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설아 기자 seolla@sisalaw.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