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집행순서’에 따른 가석방 요건과 누범 인정 여부는?

  • 등록 2025.09.15 19: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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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개의 사건으로 각각 재판을 받아 먼저 확정된 형이 징역 3년, 뒤에 확정된 형이 징역 1년입니다. 주변에서는 가석방을 받으려면 형 집행순서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질문자처럼 두 개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중한 형부터 집행합니다. 따라서 별도의 변경이 없다면 징역 3년형을 먼저 집행하고 이후 징역 1년형을 집행하게 됩니다.

 

다만 가석방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복역해야 합니다. 실제 심사에서는 보통 형기의 약 70% 이상을 채운 경우 가석방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형 집행순서를 적절히 조정하면 가석방 요건을 충족하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징역 3년형을 약 70% 정도 복역한 뒤 형 집행순서를 변경해 징역 1년형을 먼저 70% 채우게 되면 두 형에 대해 동시에 가석방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순서를 변경하지 않고 3년형을 전부 복역한 뒤 다시 1년형의 70%를 채우려면 전체적으로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형 집행순서 변경 신청을 검토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저는 과거 여러 사건으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각각 선고받은 적이 있습니다. 출소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사건에 연루됐는데, 이번 사건이 누범기간 중 범행인지가 문제 되고 있습니다.

 

과거 형 집행 과정에서 징역형을 먼저 집행하다가 검사가 형 집행순서를 변경해 노역장 유치로 벌금형을 먼저 집행하게 되었고, 이후 다시 징역형을 살았습니다. 이 때문에 징역형 종료 시점이 늦어졌고 이를 기준으로 하면 누범이 된다고 합니다.

 

만약 형 집행순서를 변경하지 않고 징역형부터 끝냈다면 누범기간이 아니었을 것 같아 억울합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판단되나요.

 

A. 올해 대법원에서 질문자와 유사한 쟁점이 문제 된 판결이 있었습니다. 그 사례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A씨는 2014년 여러 사건으로 각각 재판을 받아 징역 2년 6개월, 벌금 70만 원,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벌금을 납부하지 못해 노역장 유치 대상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징역형 집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간에 검사가 형 집행순서를 변경해 징역형 집행을 잠시 중단하고 노역장 유치를 통해 벌금형을 먼저 집행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다시 징역형 집행이 이어졌고 A씨는 2016년 9월 16일 출소했습니다.

 

A씨는 2019년 9월 4일 다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출소일 기준으로 보면 3년이 지나지 않아 누범기간 중 범행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형 집행순서를 변경하지 않았다면 징역형은 2016년 7월 22일에 끝났을 것이고 그 이후는 벌금형 집행에 해당하므로 누범이 아니게 됩니다.

 

A씨는 이 점을 이유로 다투었지만 대법원은 다른 판단을 했습니다. 대법원은 “수형자가 이후 새로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후적 사정을 이유로 형 집행순서 변경의 유불리를 따져 그 지휘의 위법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형 집행순서 변경은 적법하며 징역형 종료 시점은 실제 출소일인 2016년 9월 16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범행은 누범기간 중 범행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노역장 유치를 먼저 집행하는 경우 가석방 요건을 앞당기기 위한 목적이 있을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불리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지휘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례의 입장에 따르면 질문자의 경우에도 누범기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사건의 경중을 낮춰 벌금형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 가능하도록 변론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 될 수 있습니다.

곽준호 변호사 law64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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