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의 범위 안에서만 수사를 보강하는 ‘보완수사’의 한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별도의 범죄 수사로 확대되는 방식은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15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검찰 수사권과 보완수사 제도 논의에 대해 언급하며 “보완수사는 경찰이 송치한 범죄 사실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반드시 보완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관점보다는 기소 이후 공소유지 역할에 충실해 법원에서 확실한 유죄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판에 넘겨진 범죄자가 처벌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국민적 불만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공소유지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의 발언은 현재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정한 보완수사 범위와도 맥을 같이한다.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로 제한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198조 제4항은 수사기관이 합리적 근거 없이 별개의 사건을 부당하게 수사하거나 다른 사건 수사로 확보한 자료를 이용해 관련 없는 사건의 진술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른바 ‘별건 수사 금지’ 규정이다.
현행 제도에서 보완수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재판에 넘길 수 있는 수준으로 보강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예컨대 피의자 추가 조사나 참고인 조사, 계좌추적 등 증거 보강을 통해 범죄사실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이러한 보완수사는 어디까지나 송치된 사건의 범위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법률의 기본 취지다. 정 장관이 언급한 ‘동일성 기준’ 역시 이 같은 원칙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법원도 별건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영장 범위를 넘어 확보한 전자정보나 다른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자료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범위를 넘어 전자정보를 탐색해 확보한 자료에 대해 위법수집 증거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
또 다른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새로운 범죄 혐의를 확장하는 방식 역시 적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법원은 수사기관이 영장 범위를 넘어 수집한 전자정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이번 정 장관의 발언은 이러한 법률 구조와 재판 실무 흐름을 고려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별건 수사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장관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기소 이후 재판에서 확실한 유죄 판단이 내려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