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국회에서 발생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이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보좌진들에게 실형을 포함한 무더기 구형을 내렸다. 사건이 법원에 접수된 지 약 6년 만에 내려지는 1심 판단을 앞두고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장찬 부장판사)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국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26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채이배 당시 의원 감금과 법안 접수 저지 등 국회 마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 벌금형부터 실형까지 다양한 형량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 구형에서 가장 무거운 형을 받은 인물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다. 검찰은 감금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국회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을 각각 구형하여 총 2년의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함께 기소된 황교안 자유와혁신당 대표에 대해서도 합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구형됐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 김정재·이만희 의원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과 벌금 300만 원이 민경욱·이은재 전 의원에게는 징역 10개월과 벌금 500만 원이 구형됐다. 현행법상 국회법 위반으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어 정치적 생명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피고인들은 최후 변론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나경원 의원은 "모든 책임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저에게 물어달라"면서도 당시의 행동은 범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 역시 패스트트랙 강행 자체가 국회 절차를 무시한 폭거였고 자신들의 행동은 헌법과 국민을 위한 정당한 저항권 행사였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2019년 4월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 하자, 이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하며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건이다. 검찰은 2020년 1월 총 27명을 기소했다. 다만 고 장제원 전 의원의 사망으로 현재 26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오는 11월 20일로 예정된 1심 선고 결과는 해당 정치인들의 법적 지위뿐만 아니라 향후 여야 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역 의원들의 경우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 정치권 전체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