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공직사회 기강을 강화하고 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개정된 규정은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그동안 ‘기타’ 항목에 묶여 있던 비위 유형을 세분화하고 징계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는 데 있다.
우선 딥페이크 영상 제작·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가 기존 ‘성 관련 비위 기타’ 항목에서 분리돼 별도의 비위 유형으로 규정된다.
음란물 유포와 스토킹 행위도 ‘품위 유지 의무 위반’ 가운데 기타 항목에 포함돼 있던 것에서 벗어나 독립된 징계 유형으로 세분화된다. 특히 허위 영상물 제작이나 유포 행위는 ‘성 관련 비위’의 구체적인 항목으로 명시돼 사안이 중대할 경우 파면이나 해임 등 최고 수준의 징계까지 가능해진다.
스토킹 행위 역시 고의성과 비위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파면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음주운전과 관련된 방조·은닉 행위에 대한 징계 기준도 강화된다. 개정안에는 음주 운전자가 단속이나 수사를 피하도록 허위 진술을 요구하거나 사건 은폐를 지시하는 행위에 대해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징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음주 사실을 알고도 차량 열쇠를 건네거나 운전을 권유한 동승자, 허위 진술에 가담한 제3자에 대해서도 강등부터 감봉까지 징계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기준이 마련된다.
그동안 이 같은 행위는 중징계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세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낮은 징계가 내려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인사혁신처는 이번 개정을 통해 기관별 징계 편차를 줄이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공무원 징계는 징계위원회가 비위 유형과 고의성, 피해 정도, 직급, 사회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시행규칙에 포함된 ‘징계 기준표(별표)’를 적용해 징계 수위를 정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별표에 어떤 비위 유형이 어떻게 규정되느냐에 따라 실제 징계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법원 역시 징계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할 때 이 별표 기준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는다. 특히 성폭력 범죄 등 일부 비위는 감경이 제한되는 규정도 적용될 수 있어 비위 유형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징계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중대한 비위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