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이름 팔아 사기친 60대…결국 그 판사 앞에서 ‘징역 3년’

  • 등록 2025.09.17 11: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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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무슨 죄가 있어 내 이름 팔았나"

 

검찰 고위 인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긴 6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장찬수 부장판사)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63)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형사 사건에 연루된 B씨에게 접근해 “검찰총장과 가까운 사이이며 특수부 검사들에게 돈을 전달하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속여 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과 함께 친척 등을 상대로 투자 명목으로 약 1억305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병합됐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A씨가 법원 관계자와의 친분까지 언급하며 금전을 요구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는 2023년 4월 지인이 행정소송을 진행하게 되자 “재판장에게 부탁해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해 주겠다”고 속여 1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범행이 단순한 금전 사기를 넘어 국가기관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유사한 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검찰총장과의 친분을 거짓으로 내세워 사기를 저지르는 등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와 같은 범행으로 이미 올해 2월 또 다른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현재 수감 중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고 직후 재판장은 피고인의 범행 태도를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전생에 나와 무슨 죄가 있었길래 이름을 팔았냐”며 “우연히 이 사건을 맡지 않았다면 내 이름이 팔리는 것도 모르고 돈을 받아먹은 판사로 오해받았을 것이다. 남을 팔지 말고 깨끗하게 살라”고 질타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나 법원 인맥을 내세워 사건 해결을 약속하고 금품을 받는 이른바 ‘로비 사기’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8년 대구지방법원은 정치권 인맥을 과시하며 공직 임명 청탁 명목으로 3억4200만원을 받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직상 직무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범행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피고인은 정치권 인맥과 정재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공직 임명 청탁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뒤 이를 개인 사업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재판장이나 검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고 속여 금품을 받는 사례는 여러 판례에서 사기 또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된 바 있다.

 

법원은 이러한 범행이 단순한 개인 간 금전 분쟁을 넘어 사법기관의 공정성과 직무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법인 민 유정화 변호사는 “재판이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맥이 있는 것처럼 속여 금품을 받는 행위는 전형적인 사기 범행”이라며 “특히 법원이나 검찰의 이름을 팔아 돈을 받는 경우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법원이 엄격하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희림 기자 fa1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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