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질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입법 작업에 착수한다. 핵심 과제로는 ‘주 4.5일 근무제’ 도입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관련 법률 개정을 올해 안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7일 법제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정과제 입법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전날 이재명 정부가 총 123개의 국정과제를 확정한 이후 마련된 후속 조치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까지 총 110건의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가 자체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하위법령 66건에 대한 제정·개정 작업도 추진된다.
법제처는 국정과제 성과를 조기에 체감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정비 대상 66건을 연내 모두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요 입법 과제 가운데 하나는 주 4.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1일 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새로운 근무 형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산정 방식과 연장근로 기준, 임금 계산 방식 등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행 제도에서도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을 통해 일정 부분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지만 특정 기간 평균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운영되는 방식이어서 주 4.5일제와 같은 새로운 근무 형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주 4.5일제를 새로운 근로 형태로 제도화하고 근로시간 운영 기준을 명확히 해 노사 간 혼선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도 추진된다. 정부는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일터 권리 보장 기본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포함했다.
현행 노동법 체계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보호가 이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실제로 노무를 제공하면서도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새로운 기본법을 통해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도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도 추진된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이나 빈 건축물로 인해 발생하는 안전 문제와 도시 쇠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빈 건축물 정비 특별법’ 제정안이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현재 방치 건축물 관리는 건축법과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건축물관리법 등 여러 법률에 분산돼 있어 체계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지자체의 정비 권한을 강화해 방치 건축물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법제처는 국정과제 가운데 민생과 경제 분야 법안의 중요성과 시급성, 국민 체감도 등을 고려해 입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정입법상황실’을 설치해 입법 진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포함한 110건의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정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하위법령 66건도 연내 정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입법상황실을 중심으로 각 부처의 입법 작업을 지원해 정기국회에서 국정과제 법안들이 차질 없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