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해 복역했던 남성이 출소 후 또다시 성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강제추행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의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A씨가 직장 동료에게 반복적으로 신체 접촉을 하며 추행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부터 함께 일하던 30대 남성 B씨에게 여러 차례 신체 접촉을 하며 추행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살인 전과가 있다”고 말하며 전자발찌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위협한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상대방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뒤 이뤄진 행동이었다”며 강제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해당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에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신체 접촉 과정에서 폭행이나 위협이 있었는지,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A씨가 과거 살인 전과를 언급하고 전자발찌를 보여준 행위가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위협으로 작용했는지도 재판 과정에서 주요 판단 대상이 될 전망이다.
법원은 강제추행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한 신체 접촉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당시 상황과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대법원은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선고 2001도2417 판결).
실제로 2015년 수원지방법원은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여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뒤 간음하고 신체를 촬영한 사건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했다면 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A씨는 과거에도 중대한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2005년 당시 10세였던 초등학생 C군을 성폭행한 뒤 신고를 우려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의 시신을 나뭇가지로 덮어 숨기고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린 뒤 귀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1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당시 만 16세의 미성년자였다는 점과 반성문 제출 등을 참작하면서도 범행의 중대성과 유족들의 엄벌 탄원을 고려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기를 모두 마친 뒤 지난해 출소해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지면서 누범 기간에 해당한다. 형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된 뒤 3년 이내 다시 금고 이상의 죄를 범할 경우 형을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향후 증거조사를 통해 강제추행 성립 여부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당시 상황의 강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유무죄와 양형을 결정할 예정이다.
A씨 사건의 다음 공판은 추후 지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