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하철 화재와 흉기 난동 상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재난을 가정한 대응 훈련을 실시하며 현장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상황을 전제로 구조와 통제 과정을 실제 상황처럼 운영하면서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재난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시는 22일 오후 2시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일대에서 ‘2025년 서울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종합 재난대응 훈련의 하나로, 지난 5월 5호선 방화 사건과 최근 발생한 각종 재난 사례를 참고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훈련은 여의나루역 지하 약 47m 구간에서 휴대용 배터리에서 시작된 불이 고의 방화로 확대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승객 대피 과정에서 인파 사고가 발생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흉기 난동이 벌어지는 등 복합위기 상황이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시민 대피 유도와 현장 통제, 구조 활동, 응급 의료 지원, 사고 이후 복구 절차까지 재난대응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이번 훈련을 통해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과 초기 대응 체계가 실제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토론 중심의 상황 대응 훈련과 실제 현장 훈련을 동시에 실시해 초기 대응 시간을 단축하고 기관 간 협력 체계의 실효성을 점검한 것이다.
이 같은 훈련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근거해 지방자치단체장이 매년 실시해야 하는 법정 재난대비훈련이다. 같은 법 제35조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시·도 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등 훈련 주관기관의 장이 관계 기관과 합동으로 재난 대비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역시 훈련 주관기관이 연 1회 이상 재난 대비 훈련을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훈련은 사전 교육과 계획 수립을 거쳐 실시되며 훈련 후에는 결과 평가와 개선 조치를 통해 재난대응 매뉴얼을 보완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훈련 평가 항목에는 유관 기관 협력 체계, 지휘·통신 체계 운영, 장비 동원 실태 등이 포함돼 실제 재난 상황에서 기관 간 협력과 대응 능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도록 돼 있다.
화재와 대피, 인파 사고, 흉기 난동 등 여러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재난 시나리오가 적용된 것도 이러한 법령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훈련 과정에서 다수 인명 피해 상황이 보고되자 즉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을 지시하고 현장을 찾아 대응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재난안전현장상황실 버스와 서울시청에 설치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영상으로 연결해 실시간 회의를 진행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훈련에는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을 비롯해 서울교통공사, 소방당국, 경찰 등 20개 기관이 참여했다. 현장에는 재난안전현장상황실 버스를 포함한 장비 78대와 약 900명의 인력이 투입돼 실제 재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여의나루역 주변 일부 도로는 일시적으로 통제됐으며, 시내버스는 우회 운행이 이뤄졌다. 다만 지하철 운행은 정상적으로 유지됐다.
서울시는 훈련 이후 결과 평가를 실시하고 개선사항을 다음 훈련과 재난대응 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은 훈련 주관기관이 평가 결과를 관계 기관에 통보하고 재난대응 체계 개선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난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일상의 취약한 지점을 파고들 수 있다”며 “이번 훈련에서 확인된 부족한 부분을 면밀히 보완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시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