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의 한 카페에서 남편을 흉기로 공격하고 신체 일부를 절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이 첫 공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의 핵심 쟁점은 ‘살인의 고의’ 인정 여부가 될 전망이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기풍)는 24일 살인미수와 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8)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주거침입 혐의는 인정하지만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사위 B씨(39) 측도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B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중상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피해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과정에도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반면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딸 C씨(36)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직장까지 찾아가 사진을 찍는 등 행적을 확인해 왔고, 남편이 집을 나가자 흥신소를 통해 위치를 파악한 뒤 강화도의 한 카페로 찾아갔다.
검찰은 A씨가 현장에서 피해자의 하체를 여러 차례 공격하고 중요 부위를 절단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사위 B씨는 피해자를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범행 직후 절단한 신체 일부를 화장실 변기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건 발생 며칠 전인 7월 27일 A씨와 딸 C씨는 흥신소를 방문해 피해자의 위치를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와 C씨는 의붓부녀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사위 B씨에게 존속살인미수가 아닌 일반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법조계에서는 살인의 고의가 반드시 명확한 살해 목적이나 사전 계획이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서도 그 결과를 용인했다면 이른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고의 여부를 판단할 때 범행 동기와 경위, 흉기의 준비 여부와 종류, 공격 부위와 반복성, 사망 가능성, 범행 전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이 사건처럼 신체 중요 부위를 절단한 행위만으로 곧바로 살인의 고의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흉기 사용 방식과 공격의 반복성, 출혈 위험성, 범행 이후 조치 등을 종합하면 사망 결과를 인식하고도 행위를 계속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위 B씨의 책임 범위 역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 주장처럼 B씨가 피해자를 붙잡아 A씨의 흉기 공격을 가능하게 했다면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공동정범은 명시적인 사전 합의가 없더라도 현장에서 형성된 암묵적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판례에서도 유사한 판단이 내려진 바 있다. 2018년 수원지방법원은 집단 폭력 사건에서 흉기를 휘두른 피고인뿐 아니라 피해자를 쫓거나 폭행에 가담한 공범들에게도 공모 공동범행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범 여부를 판단할 때 제압 행위가 어떤 인식과 의사로 이루어졌는지, 흉기 공격을 어느 정도 예상했는지, 범행 진행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현장에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기능적 역할을 했는지가 공동정범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취지다.
향후 재판에서는 흉기 준비 과정과 공격의 강도 및 횟수, 당시 의료적 위험성, 사위의 제압 행위와 범행 인식 정도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정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살인미수의 고의 인정 여부와 공범 책임 범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