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족, 국회 방문…“보상보다 진상규명”

  • 등록 2025.09.25 10: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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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빠진 특별법 원치 않아” 호소
항철위 국토부→총리실 이관법은 결론 못내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국회를 방문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실질적인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유족 측은 사고의 실체적 진실이 결여된 지원 중심의 특별법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보상 논의에 앞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재차 강조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단은 이날 국회에서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면담을 갖고 이 같은 요구 사항이 담긴 입장을 전달했다. 당초 장동혁 대표와의 만남이 조율 중이었으나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한 유족 측의 요청으로 양 최고위원과의 면담이 먼저 성사됐다. 국민의힘 측은 유족이 원할 경우 추후 장 대표와의 면담도 별도로 진행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이날 유족들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12·29여객기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의 명칭 개정을 공식 요구했다. 법안명에 ‘무안공항’과 ‘제주항공’을 명시함으로써 사고의 성격과 주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정치적 공방에 따른 부실 수사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전담하여 사고를 재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유가족 대표단은 참사 발생 후 5개월이 경과했음에도 명확한 사고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점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번 사고로 부모님과 남동생을 잃은 입장에서 참사의 원인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또 다른 유가족은 진상 규명이 미진한 상태에서 공항 운영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며 현재 공항 쉘터 등에서 진행 중인 1인 시위와 현수막 게시를 통해 보상이 아닌 진실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유족들의 요구안을 당 지도부 차원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 최고위원은 면담 직후 “유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되어야만 고인을 떠나보낼 수 있다는 처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며 해당 사안을 당 지도부 의제로 격상해 다루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무안공항 참사를 중점 과제로 선정하고 사고 원인 점검과 책임 소재 파악, 유족 지원책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대형 참사는 지난해 12월 29일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불시착하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국내 항공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냈다. 현재 사고 원인에 대한 공식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회 차원의 사고 조사 체계 개편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같은 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논의됐으나 의결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안은 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교통부 산하에서 국무총리 소속 독립기구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부처 이관을 넘어 예산과 인사권의 실질적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됨에 따라 국회는 향후 추가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특별법 처리에 매몰되기보다 사고의 실체를 밝히는 정공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국회가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집단행동과 입법 촉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박대윤 기자 bigpark@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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