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10건 분석해 보니…스토킹 사건 70%가 연인 관계 시작

  • 등록 2025.09.25 12: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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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주거지 주변 접근 반복…
집요한 스토킹이 강력범죄로 이어져

 

최근 스토킹 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폭력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판결문과 통계에서도 스토킹이 단순한 갈등을 넘어 중대한 범죄로 확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현희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처벌법 사건 접수 건수는 1만 3269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10월 21일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관련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법 시행 초기인 2021년 10~12월에는 406건이었지만 2022년 7626건, 2023년 1만 438건으로 늘었다.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접수 건수는 약 1.7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1월부터 7월까지 접수된 스토킹 범죄 신고가 7981건에 달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스토킹 범죄가 실제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경기 이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연인과 그의 남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신씨는 지난 6월 경기 이천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 A씨와 그의 남자친구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적용된 혐의는 살인과 특수주거침입 그리고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이다.

 

수사 결과 신씨는 이별 이후에도 피해 여성과 같은 건물에 방을 얻어 생활하며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카드키를 이용해 피해자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거나 수백 차례 문자와 전화를 보내는 등 스토킹 행위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에도 미리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의 주거지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는 ‘여자 친구 죽이고 자살’ 등 살인을 암시하는 검색 기록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판결문을 분석해 보면 스토킹 범죄 상당수가 연인 관계에서 시작되는 특징을 보인다.

 

<더시사법률>이 리걸테크 엘박스를 통해 판결문 10건을 분석한 결과 사건의 약 70%가 전·현재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발생 장소 역시 피해자의 주거지나 그 주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범행 방식도 단순 연락이나 접근에서 시작해 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분석 대상 사건 가운데 일부는 살인미수나 살인예비 단계로까지 이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2025년 의정부지방법원에서는 헤어진 연인에게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내려졌음에도 이를 어기고 흉기를 준비해 찾아가 감금과 폭행을 저지른 사건이 있었다. 해당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질식시키려 하거나 흉기로 공격을 시도한 혐의로 살인미수 등이 적용됐다.

 

법원 판결문에서도 스토킹 범죄가 폭행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로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2023년 창원지법 마산지원은 판결문에서 스토킹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설명하며 “스토킹은 폭행이나 살인 등 신체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범죄 초기 단계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스토킹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과 잠정조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처음에는 연락이나 접근 정도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범행 수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접근금지나 연락금지 같은 잠정조치가 내려졌다면 기간 관리와 연장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위험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설아 기자 seolla@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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