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살 13년 만에 최다…40대 사망 원인 중 암 제치고 1위

  • 등록 2025.09.25 14: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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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망자 다시 증가세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숨진 사람이 1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40대에서 자살이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48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894명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6.4%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는 29.1명으로 나타났으며, 2011년 31.7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크게 높았다. 남성은 인구 10만 명당 41.8명으로 여성 16.6명의 두 배를 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계산한 연령표준화 자살률도 우리나라가 26.2명으로 집계돼 회원국 평균 10.8명을 크게 웃돌았다.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층뿐 아니라 중년층에서도 자살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10대와 20대, 30대에 이어 40대에서도 자살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40대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 비중은 26.0%로 암 24.5%보다 높았다. 전년도에는 암이 25.9%로 자살 23.4%보다 높았지만 1년 사이 순위가 뒤바뀌었다.

 

전체 사망자 수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사망자는 총 35만 8569명으로 전년보다 6058명 늘어 증가율 1.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든 이후 잠시 감소했던 사망 규모가 다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 인구 증가도 사망 규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연령별로 보면 전체 사망자의 54.1%가 8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15.3%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질환은 암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24.8%가 암으로 숨졌으며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은 174.3명으로 전년보다 4.5% 상승했다.

 

암 종류별로는 폐암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38.0명으로 가장 높았고, 간암 20.4명, 대장암 19.0명, 췌장암 16.0명, 위암 14.1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립선암과 식도암, 췌장암 등 일부 암종의 사망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정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자살 예방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최근 통계에서는 자살 사망이 다시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특히 40대에서 자살이 주요 사망 원인 1위로 나타난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정신 건강 관리와 경제적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 배경으로 경제적 압박과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중년층의 경우 고용 불안과 사업 실패, 부채 문제 등 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가족 해체와 1인 가구 증가로 사회적 지지망이 약화된 점도 자살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성과 중심 경쟁 문화와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정신건강 치료를 꺼리는 분위기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자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사회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된 현상”이라며 “정신건강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경제적 위기 상황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설아 기자 seolla@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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