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가면 5만원 줄게” 고교생 붙잡은 40대…강요죄 성립될까?

  • 등록 2025.09.26 1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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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 시키면 강요죄

 

길거리에서 고등학생들에게 술자리를 함께하자고 요구하며 돈까지 제시한 40대 여성이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 장찬수 부장판사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6일 오후 광주 남구의 한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던 남학생 2명에게 접근해 함께 술을 마시자며 술자리를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학생들이 “미성년자라 술을 마실 수 없다”고 거절하자, A씨는 현금 5만원권을 꺼내 보이며 술자리에 응하면 돈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후에도 학생들의 팔을 잡아 끌며 인근 술집으로 데려가려 하는 등 약 20분 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나 학생들이 틈을 타 자리를 벗어나면서 실제 술자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재판부가 “학생들을 왜 술자리에 데려가려 했느냐”고 묻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실제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강요미수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거부하거나 도망치는 등으로 실제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형법 제324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 강요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형법 제324조의5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 된다.

 

강요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나 협박은 상대방의 반항을 완전히 불가능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다. 의사결정이나 의사활동의 자유에 영향을 줄 정도의 유형력 행사면 충분하다고 본다.

 

실제로 2020년 수원지방법원은 길을 묻는 척 접근한 뒤 피해자를 차량에 태우려고 팔을 잡아당긴 사건에서 강요미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신체를 붙잡아 차량에 태우려 한 행위는 폭행에 해당한다”며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며 벗어나 실제 강요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학생들이 명확히 거절했음에도 피고인이 신체를 잡아 끌며 술집으로 데려가려 한 정황이 인정된다면 강요죄의 수단인 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실제로 술자리에 동행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요미수로 처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요죄는 개인의 의사결정과 행동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범죄”라며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려는 시도가 실행 단계에 이르면 실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희원 기자 chw1641@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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