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교도소 작업 거부했다고 조사방 수용은 부당”

  • 등록 2025.09.26 12: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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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 불만 표출만으로 조사방 수용
교도소장에 재발 방지 대책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작업을 거부한 수용자를 조사방에 수용한 교도소의 조치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6일 인권위에 따르면 영월교도소에서 발생한 해당 사례를 조사한 뒤 조사수용이 과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제도 운영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교도소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련 교정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사건은 영월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A씨는 자신이 희망한 작업장에 배치되지 않자 작업 참여를 거부하며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일부 작업장에서 분임장들이 친분이 있는 수용자나 젊은 수용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소 측은 이러한 행동을 규율 위반으로 보고 A씨를 징벌방에 수용했다. 이 과정에서 서신 작성 도구와 속옷 한 벌, 세면도구 등 최소한의 생활용품만 사용하도록 제한했다.

 

이후 A씨는 ‘조사방’으로 불리는 별도의 공간에 수용됐다. 조사수용은 수용자가 규율 위반 행위를 했을 경우 징벌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다른 수용자와 분리해 조사하는 절차다.

 

A씨는 이러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10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는 “단순히 작업을 거부하고 다른 교도소로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징벌방에 수용된 것은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도소 측은 “A씨가 금치 10일의 징벌 처분을 받은 이후 자해나 타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분리 수용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에서는 해당 판단을 뒷받침할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 기록에는 A씨가 작업 참여를 거부했다는 내용과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는 진술 정도만 남아 있었을 뿐 자해나 타해 위험을 보여주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권위는 이 같은 점을 종합해 볼 때 작업 거부 행위만을 이유로 조사수용을 실시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10조에 따르면 교정시설의 장은 수용자가 징벌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 우려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조사 기간 동안 별도로 분리 수용할 수 있다.

 

인권위는 이러한 법적 기준에 비춰볼 때 이번 사례에서는 분리 수용의 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교정시설이 조사수용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용자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임예준 기자 cotn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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