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사 수사개시 범위 행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 입법예고

  • 등록 2025.09.26 14: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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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경제 범죄 중심 정비, 공직자·선거범죄는 제외

 

법무부가 검찰의 직접 수사 착수 범위를 줄이는 방향의 대통령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검찰이 스스로 사건을 인지해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범죄 유형을 정비해 적용 범위를 크게 축소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무부는 “11월 5일까지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2022년 개정된 검찰청법의 취지를 반영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재조정하기 위한 조치다. 

 

검사의 수사개시는 검찰이 경찰의 사건 송치 이전 단계에서 스스로 사건을 인지해 직접 수사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제도는 검찰청법이 큰 틀을 정하고 구체적인 범죄 유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조다.

 

2022년 개정된 검찰청법은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제한했다. 또 검사가 직접 수사를 시작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같은 검사가 기소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함께 도입됐다.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입법 취지를 반영해 직접 수사 대상 범죄 목록을 대폭 정비했다. 현행 규정상 세부 조항 기준으로 약 1395개에 달했던 적용 대상 범죄를 약 545개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법무부는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로 분류되는 범죄군을 중심으로 직접 수사 대상을 재구성했다. 반면 직권남용 등 공직자 범죄나 공직선거법·정당법 위반 등 선거 관련 범죄는 직접 수사개시 대상에서 제외했다.

 

규정 체계도 바뀐다. 기존에는 별표 형식으로 광범위하게 나열돼 있던 범죄 목록을 삭제하고, 관련 법 조항 안에서 각 호와 세부 항목을 통해 해당 범죄를 명시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변경했다. 법무부는 이를 통해 규정 해석의 명확성을 높이고 제도 이해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 피해가 큰 범죄는 직접 수사 대상에서 유지된다. △서민 다중 피해 사기 사건 △가상자산 관련 범죄 △산업기술 유출 △마약 범죄 등은 사회적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법률적으로도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는 대통령령을 통해 구체화되는 구조다.

 

검찰청법은 검사가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공무원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송치된 사건이나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2022년 개정 검찰청법의 취지를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 범위를 부패범죄·경제범죄 중심으로 축소하고, 수사개시 검사의 공소 제기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어디까지 범죄 범위를 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석 논쟁이 이어져 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관련 판결에서 검찰청법이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라고 규정한 점에 비춰 부패범죄·경제범죄가 예시적 성격을 가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하위 법령은 가능한 한 상위 법령 취지에 합치되도록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반면 검찰청법이 규정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해서는 법원이 엄격한 해석을 적용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2024년 부산지방법원 항소심은 직접 관련성이 없는 범죄까지 수사를 확대할 경우 수사개시 자체가 위법해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공소기각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관계 기관 의견 조회와 각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개정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제도 변경이 현장 수사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해 세부 규정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한얼 기자 haneol8466@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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