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보석 호소…“1.8평 방에서 생존 자체 힘들다”

  • 등록 2025.09.26 17: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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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증거인멸·증인 회유 우려”…
재판부, 보석 심문 중계 요청은 불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건강 문제와 과중한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특검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면서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가 진행한 보석 심문에 출석해 직접 구속 상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구속 이후 1.8평 정도 되는 방에서 지내고 있는데 생활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변호인을 접견하러 이동하는 것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활동”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특검 수사와 재판 일정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이 필요 이상의 증인을 신청해 재판이 길어지고 있다”며 “구속된 상태에서 주 4~5회 재판에 특검 조사까지 병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는 없다”며 “오히려 처벌을 받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재 상황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특검 조사에 불출석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조서 내용이 질문과 답변 모두 어색한 부분이 많아 하나하나 수정하다 보니 조사 이후에도 기록 검토에만 7시간이 걸렸다”며 “검찰 출신이라 진술을 거부하지 않으려 했지만 상황을 보니 더 이상은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아내도 함께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두 사건을 병행하려면 구속 상태에서는 현실적으로 대응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보석 허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계리 변호사는 “특검이 사건을 나눠 기소하면서 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망신 주려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치적 보복에 가깝다”며 “피고인은 당뇨병과 황반부종 등 질환을 앓고 있어 시력 손상 위험이 있는 상황인데 구속 상태에서는 충분한 치료와 식사 관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특검 측은 보석 허가에 강하게 반대했다. 특검은 “피고인이 석방될 경우 증거 인멸이나 증인 회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사건 관계인을 접촉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며 “과거 김학의 전 법무차관이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사례처럼 도주 우려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교정당국의 의료 체계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며 보석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된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신청하는 절차는 ‘보석’으로 불린다. 법원은 보석 청구가 있을 경우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가능성, 주거 불명, 피해자나 사건 관계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 사유가 있는지를 먼저 판단한다.

 

다만 이러한 사유가 일부 존재하더라도 건강 문제나 장기 구속 상태, 사건의 복잡성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재량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법원은 보석을 허가할 경우 주거 제한이나 출국 금지, 증인 접촉 금지, 보증금 납부 등 다양한 조건을 부과해 도주나 증거 인멸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보석 심문 절차를 방송으로 중계해 달라는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미 한 차례 공판이 중계돼 국민의 알 권리는 일정 부분 충족됐다”며 “보석 심문 과정에서는 개인의 건강 상태 등 사적인 정보가 포함될 수 있어 공익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설아 기자 seolla@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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