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를 핵심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수정안이 최종 가결됐다. 이번 법안은 야권의 주도로 필리버스터가 종결된 직후 표결에 부쳐졌으며, 이로써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했던 검찰청은 내년 9월을 기점으로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6일 진행된 이번 표결에는, 재석 의원 180명 중 174명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에 따라 전원 찬성 의견을 모았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강력히 반발하며 표결 자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여기에 조국혁신당 일부 의원들은 기권했고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홀로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검찰청은 폐지되고 수사 기능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전담하게 된다. 기소 업무는 법무부 소속의 공소청으로 이관되어 상호 견제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대적인 부처 체계 개편도 단행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 2일부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다시 나뉘게 되는데, 이는 2008년 통합 이후 18년 만의 재분리다. 특히 예산 편성 권한은 국무총리실 산하 기획예산처로 넘어가게 된다. 다만 금융위원회 개편 관련 내용은 이번 법안에서 제외됐다.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을 흡수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되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통상부로 명칭이 바뀐다.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재편되고 통계청과 특허청은 각각 국가데이터처와 지식재산처로 격상되어 국무총리 소속 기관이 된다. 또한 사회부총리 직위가 폐지되는 대신 재정경제부 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각각 부총리직을 겸임하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새롭게 태어난다. 새 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2명과 여야 추천 5명 등 총 7인 구조로 재편되어 기존의 여야 구도가 4대 3으로 조정된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진숙 위원장은 법 시행과 동시에 임기 종료로 해임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법안 통과 전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며 거세게 저항했다. 박수민 의원이 17시간 12분이라는 역대 최장 발언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나, 민주당의 토론 종결 동의안 제출로 시작 24시간 만에 토론은 강제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이를 "방송과 검찰 장악을 위한 위인폐관 입법"이라며 맹비난했으나,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맞받았다.
법안 가결 직후 민주당 지도부는 환영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의 의지와 국민의 열망이 만든 불가능한 일의 실현"이라고 평가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치검찰 해체로 검찰공화국의 오명을 씻었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최고위원과 박지원 의원 등도 "국민의 승리이자 인권이 바로 서는 대한민국의 탄생"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검찰개혁을 당의 핵심 과제로 삼아온 조국혁신당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정부의 오랜 숙원이었던 수사·기소 분리가 드디어 실현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왕진 원내대표는 "더 이상 정치 괴물이 군림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으며 개혁의 완전한 마무리까지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이 가져올 파장은 향후 정치권의 공방을 더욱 격화시킬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