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이윤희 실종 사건’ 동기, 등신대 훼손…검찰 보완수사 지휘

  • 등록 2025.09.29 14: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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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대 훼손한 50대 “의심·추적 때문” 진술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은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된 50대 A씨 사건을 검토한 뒤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등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경찰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5월 8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사거리 인근에 설치된 이윤희씨 등신대 사진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등신대는 실종된 딸의 행방을 알리기 위해 이씨 가족이 설치한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직장과 주거지 주변에 등신대와 현수막이 설치되면서 자신이 범인으로 의심받는 상황이 이어졌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씨와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동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완산경찰서는 수사를 마친 뒤 지난 8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범행 동기와 사건 전후 경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보완 수사를 지휘했다. 경찰은 관련 기록을 다시 검토한 뒤 사건을 재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그동안 이씨 가족과 일부 유튜버의 의심과 추적을 받아 왔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그의 집 주변과 직장 인근에 현수막과 등신대 사진이 설치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갈등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A씨는 이와 관련해 이씨의 아버지와 유튜버를 상대로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법원은 지난 4월 두 사람에게 A씨의 주거지와 직장 등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잠정조치 2호를 내린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등신대 사진을 훼손한 행위가 형법상 재물손괴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하는 등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물손괴죄는 물건을 물리적으로 파손한 경우뿐 아니라 게시물의 기능을 일시적으로라도 상실하게 만드는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

 

실제로 현수막을 찢지 않았더라도 게시 기능을 방해한 경우 재물손괴죄가 인정된 판례가 있다. 2021년 부산지방법원은 아파트 도로변에 설치된 현수막의 한쪽 끈을 풀어 돌돌 말아 보이지 않게 만든 사건에서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재물을 본래의 사용 목적에 제공할 수 없게 만드는 상태를 의미하며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현수막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고 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은 점, 피고인에게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법 제59조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편 이씨 실종 사건은 전북 지역에서 장기간 미제로 남아 있는 대표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다.

 

이씨는 2006년 6월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당시 종강 모임을 마친 뒤 새벽 시간 자취방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휴대전화와 지갑 등 개인 소지품은 방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도 뚜렷하지 않아 수사는 장기간 난항을 겪었다.

 

사건 이후 이씨 가족들은 거리 캠페인과 현수막 설치 등을 통해 실종 사실을 알리며 제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사건 발생 1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씨의 생사와 실종 경위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박보라 기자 violet0218@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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