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고문 끝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이 국제공조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국제경찰청장회의(Interpol General Assembly)를 계기로 캄보디아 경찰과 양자회담을 열고, 현지에 ‘코리안데스크(Korean Desk)’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및 경찰 파견을 협의할 예정이다.
‘코리안데스크’는 한국 경찰이 외국 경찰청에 직접 파견돼 교민·여행객 관련 사건을 지원하는 제도로, 2012년 필리핀에 처음 설치된 이후 범죄예방과 신속 대응에 기여해왔다.
또한 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숨진 대학생의 시신 부검 및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이달 내 캄보디아 현지를 방문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부검 지원을 위해 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며, 부검 이후 시신은 국내로 이송돼 유족의 장례 절차를 거치게 된다.
피해자는 지난 7월 해외 박람회 참가를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했던 박모(대학생)씨로, 납치 협박을 받은 뒤 한 달여 만인 8월 8일 캄포트주 범죄단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현지 경찰은 ‘고문에 의한 심장마비’를 사망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남아 지역 내 한국인 대상 범죄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7월 발족한 ‘캄보디아 범죄피해 공동대응팀’을 확대 운영하고, 보이스피싱·스캠·감금·취업사기 등 초국경 범죄에 대해 합동작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연내에 인터폴(Interpol), 아세아나폴(ASEANAPOL),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국제기구 및 주요국 경찰이 참여하는 국제공조 협의체(의장: 한국 경찰청장)를 출범시켜, 국제협력 체계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오는 11월 모로코에서 열리는 인터폴 총회에서도 ‘초국경 스캠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를 공식 의제로 제안할 예정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점차 조직화되고 있다”며“국민들이 해외에서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국제공조와 현지 협력을 총력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