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무법인 에스 임태호 대표변호사 “피해자가 원하는 것을 읽어야 합니다"

  • 등록 2025.11.14 14: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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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우선 처음이시니 독자분들께 인사 겸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법무법인 에스 임태호 대표변호사입니다.


Q. 내란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전담 재판부 설치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신속한 재판에 대한 요구 자체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중대한 사건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피해자와 사회 모두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전담 재판부 설치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사건을 위한 전담 재판부가 구성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재판부가 결론을 향해 설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제도의 외형에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속도와 공정성은 함께 가야 합니다. 빠른 재판을 위해 절차적 엄격함이 희생된다면 그 판결은 결론과 무관하게 정치적 재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내란 사건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결국 전담 재판부 설치보다는 기존 절차 안에서 심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Q. 특정 사건을 위한 전담 재판부 설치가 헌법상 재판 독립이나 법관 독립 원칙과 충돌할 소지는 없다고 보십니까?


A.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헌법은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립적으로 심판할 것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특정 사건을 위해 재판부를 별도로 구성한다는 것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그 재판부를 구성하느냐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구성 과정에서 외부의 의도가 개입될 여지가 생긴다면 그것은 법관 독립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헌법상 법관은 자신이 맡은 사건을 독립적으로 판단할 권한을 가집니다. 특정 사건만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재판부는 그 구조 자체가 법관에게 일정한 방향성을 암묵적으로 부여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물론 법원 내부의 사건 배당 방식이나 재판부 구성은 사법행정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것이 특정 사건을 겨냥한 형태로 이루어질 때는 제도의 중립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과 절차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전담 재판부 설치를 둘러싸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립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A. 두 입장 모두 나름의 근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단순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신속한 재판에 대한 요구는 정당합니다. 중대한 사건이 오랫동안 결론을 내지 못하면 그 자체로 사회적 불안이 지속되고 당사자들에게도 부담이 됩니다. 이 점에서 전담 재판부 설치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설치 방식과 구성 과정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누가 재판부를 구성하느냐가 투명하게 설계되지 않으면 속도를 얻는 대신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일수록 절차의 외형이 주는 신호가 중요합니다.

 

결국 신속성과 공정성은 택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두 가치를 함께 담을 수 있는 설계가 가능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공정성을 우선에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재판의 속도보다 재판의 신뢰가 더 오래가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Q. 특정 사건 처리 방식 자체가 정치적 논쟁이 되는 상황에서 사법부 독립을 실질적으로 지키려면 어떤 원칙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가장 중요한 것은 사법부가 스스로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독립성을 보장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법부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절차의 일관성입니다. 어떤 사건이든 동일한 기준과 절차가 적용된다는 것이 확인될 때 정치적 논쟁이 재판 자체를 흔들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특정 사건에서만 절차가 달라진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그 논쟁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의 압박에 대한 명확한 거리두기도 필요합니다. 정치권이나 여론이 재판 결과를 향해 직접적인 신호를 보낼 때 사법부가 이를 단호하게 차단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말이 아니라 실제 판단을 통해서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판결의 충분한 설명입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일수록 왜 이런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 근거 없는 의혹을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사법부의 독립은 결국 판결 그 자체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특정 사건을 위한 전담 재판부가 사건 맞춤형 구조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우려를 어떻게 보십니까?


A. 재판의 공정성은 실제로 공정한 것과 공정하게 보이는 것 두 가지가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특정 사건을 겨냥해 재판부가 구성된다는 것은 설령 내부 절차가 아무리 엄격하게 운영되더라도 외부에서 보기에 이미 결론을 향해 설계된 구조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특정 사건을 위한 별도의 재판 구조가 만들어졌을 때 그것이 정치적 의도와 결합되었던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맥락이 쌓여 있는 만큼 지금 이 논의가 유사한 시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물론 전담 재판부 설치가 반드시 불공정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그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구성 기준과 절차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고 어떤 외부 개입도 없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비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Q. 전담 재판부가 실제로 설치된다면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기준과 절차가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A. 몇 가지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설치 자체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구성 기준이 명확하고 투명해야 합니다. 어떤 자격과 기준으로 재판부를 구성했는지가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성 과정이 불투명하면 그 자체로 의혹의 출발점이 됩니다.

 

재판부 구성에 외부 개입을 차단하는 장치도 필요합니다. 행정부나 정치권이 구성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면 독립성은 처음부터 훼손됩니다. 사법행정 내부에서도 특정 인물을 의도적으로 배치하거나 배제하는 일이 없도록 객관적인 기준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절차적 엄격함도 일반 재판과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신속한 처리를 이유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축소되거나 심리 기간이 인위적으로 압축된다면 속도를 얻는 대신 공정성을 잃는 결과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판결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입니다. 전담 재판부인 만큼 결론에 이르는 논리를 더욱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설치에 따른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정치적 사건을 둘러싼 재판 논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사법 시스템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한 가지를 꼽는다면 일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는 특정 판결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사건이든 동일한 기준과 절차가 적용된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될 때 비로소 쌓이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사건과 불리한 사건에서 다른 잣대가 적용된다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신뢰는 무너집니다.

 

그 일관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설명입니다. 결론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판단에 이르렀는지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합니다. 동의하지 않더라도 과정은 이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힐 때 논쟁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사법부가 외부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실제 판단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말이 아니라 판결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신뢰는 제도를 바꾼다고 단번에 회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원칙에 충실한 판단이 꾸준히 쌓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 과정이 더디더라도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소망 기자 somang@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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