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저는 1심 이후 구속되어 항소심까지 마치고, 형이 확정되어 수감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속된 뒤 거래처들이 저의 구속 사실만을 이유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큰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경우 교도소 안에서도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제가 처한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자면, 저는 구속되기 전까지 5년 넘게 사업을 운영하며 거래처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1심 선고 이후 제가 구속된 사실이 알려지자 주요 거래처인 A업체와 B업체가 “사업주가 구속되었으니 계약을 더 유지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공급가격·수량·대금 지급일이 모두 정해진 정식 계약서를 작성한 상태였으며, 두 업체와의 계약서에는 ‘사업자 개인 사정으로 인한 계약 해지’가 해지 사유로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계약 해지 시 30일 전 서면 통보 및 손해배상 협의 조항이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A업체와는 계약 기간은 아직 13개월이나 남아있었고, B업체와의 계약 기간도 6개월이 남아 있었습니다.
제가 구속된 시점에 이미 준비해 둔 납품 물량 상당 부분이 아직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금액만 해도 5000만원이 넘습니다.
두 업체에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이미 준비해 둔 재고 손해, 일방 해지에 대한 민사소송을 걸고 싶은데 교도소 안에서도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수감되어 제약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입니다. 아래 답변은 질문 주신 내용만을 근거로 작성한 것이므로 실제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안내드립니다.
1. 위법한 해지 사유로 판단될 수 있는지
우선 두 거래처의 해지는 계약서, 거래관행, 남은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위법한 해지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상황은 거래처들이 단순히 “사업주가 구속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상황인데, 이는 계약서의 내용과 해지 조항을 고려할 때 민법상 정당한 해지 사유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계약의 목적이 사업주의 신용 자체에만 있는 계약이라면 달리 볼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공급계약이라면 계약의 본질은 계약된 물품을 납품받는 데 있습니다. 공급가격, 납품수량, 대금지급일이 모두 정해진 정식 계약이 존재하고, 해지 요건으로 ‘사업자 개인 사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도 계약 기간 중 일방적으로 종료를 선언한 점은 계약 위반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계약서에 ‘해지 시 30일 전 서면 통보’와 ‘손해배상 협의 의무’가 명시되어 있다면 두 업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 자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는 데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준비해 둔 납품 물량이 약 5000만원 상당이라는 점도 계약에 따른 이행이 거절되면서 발생한 손해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구속 직전까지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었고 재고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은 손해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수감 중 민사사건 대응 방법
교정시설에 수감 중이라고 해서 민사소송 제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교도소 안에서도 소장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재판 출석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 대리로 재판에 출석하도록 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활용됩니다.
현재 질문자님의 사건은 계약 내용과 손해 구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중요한 사건으로 보입니다. 유사한 사건에서도 계약 조항, 해지 경위, 손해 발생 구조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해 손해액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민사소송은 적절한 주장과 입증을 먼저 제시하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에 쟁점과 법적 근거를 체계적으로 구성한 서면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수감자의 접견에는 일정한 제약이 있습니다. 민사 사건의 경우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접견이 어려울 수 있으며, 소장을 법원에 접수해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그 사건에 대한 변호인 선임계가 제출된 뒤에야 접견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족이나 직원 등을 통해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사건 경위를 정리한 뒤 소장을 제출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