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건이 중첩된 누범 사건, 반드시 합의를 해야 할까?

  • 등록 2026.01.10 19: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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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심을 진행 중입니다.

 

1심에서는 각 형이 선고되었고, 구체적인 범죄 사실 및 합의 여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A사건에서는 1억6천만원 피해금이 발생했고 미합의 했습니다. B사건은 2천7백만원 피해금, 미합의, C사건은 6천5백만원 피해금에 합의했으나 앞선 A~C 사건 관련 누범 가중으로 2년 2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D사건은 1억1천만원 피해금에 합의하였고, E사건은 8천5백만원 피해금, 미합의됐습니다. D~E 사건 관련 누범 가중으로 1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F·G·H사건의 경우 집행유예 전력으로 병합되었고, 누범 집행유예 기간 관련 8개월, 현재 항소심에서 100% 합의 완료하였습니다.

 

검사의 구형은 징역 10년이었고, 1심 선고 결과는 징역 3년 8개월이었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항소심에서 A·B·E 사건에 대해 추가로 합의를 진행할 경우 감형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입니다. 주변에서는 “누범 사건의 경우 피해자 전부와 합의하더라도 감형 폭이 크지 않고 많아야 6개월 정도에 그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정말로 누범 사건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서가 양형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 초범 사건에 비해 제한적인지, 현재와 같은 사건 구조에서 일부 미합의 사건(A·B·E)을 추가로 합의할 경우 실질적인 감형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수준까지 감형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누범이라는 사정이 합의의 효력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지, 항소심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감형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질문하신 내용은 형사 실무에서 종종 발생하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누범 사건에서 합의의 효력이 현저히 제한되는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보면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이나 누범, 또는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동종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형사합의를 하더라도 초범 사건에서와 같은 정도로 강력한 감경 사유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합의만으로 선처가 이루어지는 구조가 되면 “어떤 범죄라도 피해회복만 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며, 재판부 역시 이러한 점을 경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누범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상 가중 요소에 해당한다는 점과 별개로, 피해회복 역시 독립적인 감경 요소입니다. 따라서 피해회복은 어떤 사건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양형 사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누범 기간 중 범행이라고 하더라도 피해회복을 감경 사유에서 제외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1심에서 미합의된 사건에 대해 항소심에서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또 실질적인 감형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정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합의가 단순한 형식적 합의가 아니라 실제 피해회복에 가까운 수준이라면 유의미한 감경 사유로 평가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양형기준에서는 재산범죄의 경우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이 회복되었거나 그 정도의 회복이 확실시되는 경우를 ‘상당한 피해회복’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다는 참고 기준에 가깝습니다.

 

또 재판부는 단순히 합의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 진정성 있는 사과 여부, 피해금 마련 경위, 합의를 위해 노력한 과정, 합의금 규모 등 다양한 사정을 함께 고려합니다.

 

실무에서는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큰 폭의 감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가 예상보다 결과가 제한적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와의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여전히 중요한 양형 요소이며, 합의 과정에서 보인 태도와 피해회복 노력 역시 재판부가 평가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수준까지 감형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형량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범행 구조, 피해 규모, 범행 경위, 전과 관계 등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심에서 선고된 형량과 사기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그리고 항소심이 일반적으로 원심의 양형 판단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징역 1년 6개월 수준까지의 대폭 감형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추가로 말씀드리면 피해자와의 합의나 피해회복 여부는 형 확정 이후 가석방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무부 가석방 업무지침에서도 피해회복 내역과 피해자의 감정 상태를 중요한 고려 요소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항소심에서의 양형 판단뿐 아니라 향후 교정 단계까지 고려한다면,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범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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