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기로 인한 로맨스 스캠, 처벌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 등록 2026.01.04 07: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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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박보영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사연은 캄보디아에서 취업을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그곳에 건너간 박아리(가명)씨의 사연입니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고 감금되어 로맨스 스캠 팀의 조직원으로 강제로 활동했다는데요. 그런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아리씨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박변: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실관계만 보면 취업사기의 피해자가 맞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유인책으로 보고 처벌되고 있습니다.

 

 

PD: 그런데 속아서 간 거잖아요. 협박을 해서 어쩔 수가 없었던 건데, 억울하지 않을까요?

박변: 심정적으론 억울한 게 맞습니다. 최근 판례를 보면 이미 ‘감금·협박으로 인한 강요된 행위’라며 형사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형법 제12조는 강요된 행위로 인한 형사책임을 면제하고 있지만, 법원은 이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감금·협박 등 강요 정황이 있더라도 출국 전에 범행의 불법성을 인지했거나 사회 통념상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지 않으면 강요된 행위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PD: 그럼 궁금한 게, 어느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강요로 보나요?

박변: 대법원은 저항할 수 있는 폭력이 육체적 강제뿐만 아니라 윤리적 강요까지 포함되더라도 사회 통념상 다른 선택이 전혀 불가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감시나 언어적 협박, 경제적 압박 정도로는 강요라고 보기 어렵고요. 감금이 실제 물리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외부 연락이 불가능했는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D: 아리씨는 여권과 휴대전화도 뺏기고, 시킨 일을 못 마치면 신체에 해를 가하겠다는 협박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강요된 행위로 보기 어려울까요?

박변: 상황적으로는 그렇지만 결국 법원은 증거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범죄사실이 이루어진 것에 대한 증거는 충분히 있으나 아리씨가 협박을 당한 정황은 객관적인 증거로 남아있지 않다면 처벌을 면하기 어렵죠.

PD: 아리씨는 그럼 법원을 설득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변: 우선 속아서 캄보디아에 간 정황을 최대한 상세히 진술하고, 감금 당시의 피해 사진이나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수사기관에서 관련 증거를 모두 검토하고도 사기 피해자들의 피해 증거를 참작해서 혐의를 인정해 기소하게 된다면, 재판 단계에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소극적 가담인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그리고 피해자들과 최대한 합의를 해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PD: 그렇게 된다고 해도 아리씨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하겠네요.

박변: 하지만 박아리씨의 로맨스 스캠 유인책 역할로 인해 실제로 선의의 제3자가 사기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확정적인 입장입니다. 캄보디아 범죄와 관련해 많은 보도가 나간 후에도 SNS에는 여전히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 정보가 넘쳐납니다. 경제적 절박함에 쉽게 돈을 벌기 위해 범죄 조직에 접근하는 순간, 오히려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민형사상 소송을 당하게 돼 극복하기 힘든 어려움에 처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박보영 변호사 sungheonla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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