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처방 기준이 강화된다. 환자의 투약 이력 확인 절차가 확대되면서 의료 현장의 처방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의료용 마약류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행정 지침이 아니라 기존 법령과 판례 흐름을 반영해 의료기관의 책임 범위를 넓히는 방향이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마약류 취급 내역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보고해야 한다.
보고 내용은 실제 투약과 처방 기록과 일치해야 하며 품명, 수량, 투약 일자뿐 아니라 환자 정보와 처방자 정보까지 포함된다. 이를 지키지 않거나 허위로 기재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제도 변화는 처방 이전 단계에서의 확인 의무 강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펜타닐 제제에 대해 2024년 6월부터 환자의 마약류 투약 이력 확인을 의무화했다.
긴급 상황이나 암 환자 통증 치료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처방 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이 같은 기준은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확대되는 방향이다. 동일 환자에 대한 중복 처방이나 과다 투약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취지다.
법원도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대해 엄격한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 법원은 불면증 치료를 이유로 프로포폴이나 미다졸람을 반복 투약한 사건에서 치료 목적의 통상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보고 진료기록 누락과 보고 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실제 투약 내역과 다르게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시스템에 허위 보고한 점이 문제돼 형사처벌이 선고됐다. 법원은 전자진료기록, 결제 내역, 재고 흐름 등을 종합해 실제 투약 여부를 판단했다.
이러한 판례는 처방 여부뿐 아니라 투약 빈도와 기록의 정확성, 보고의 일관성까지 함께 고려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처방 단계 관리 강화 정책과 맞물려 책임 기준도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처방 전 환자의 투약 이력을 확인하고 이후 기록과 보고까지 일관되게 관리하는 내부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공지능 기반 감시 시스템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조기에 탐지하고 불법 유통까지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예방부터 재활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마약류 관리가 사후 적발 중심에서 사전 차단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처방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