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가 선거운동으로…종교 정치개입 ‘수사 칼날’ 겨눠졌다

  • 등록 2026.01.06 18: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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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지도자 발언, 직무상 지위 이용 쟁점
조직적 당원 모집·자금 동원 의혹도 수사

 

현행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이 무색하게도 종교단체의 조직적 정치 개입과 정관계 유착 의혹이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공정성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교지도자의 영향력이 특정 후보에 대한 ‘맹목적 지지’로 변질될 경우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을 왜곡할 수 있고,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직무상 지위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당국의 엄정한 대응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대검찰청은 6일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합수본은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을 본부장으로, 임삼빈 대검 공공수사기획관과 함영욱 전북경찰청 수사부장을 부본부장으로 하는 47명 규모로 꾸려졌으며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됐다.

 

이번 합수본 설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고 매수·유착하는 행위는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별도의 특검 논의와 함께 검경 합동수사본부 설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헌법과 판례 역시 정교분리 원칙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헌법재판소는 정교분리를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 확보뿐 아니라 정치 권력으로부터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 장치로 보고 있다(헌재 2024헌바450).

 

종교가 특정 정치 세력과 결탁할 경우 종교의 자율성과 순수성이 훼손되고 국가 권력이 종교 내부에 개입할 여지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정교유착’은 민주주의와 종교 모두를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으로 평가된다.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유형은 종교지도자의 발언이다. 공직선거법은 종교시설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성직자가 설교나 집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경우 신도와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사실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선 위법 행위로 판단될 여지가 크다.

 

최근 판례 역시 종교적 영향력을 이용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선거 공정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위법으로 보고 엄격히 처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발언을 넘어 조직적 개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정 정당의 권리당원 확보를 위해 입당원서를 대필하거나 종교단체 자금을 활용해 기부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과거 사법부는 대규모 행사나 조직적 동원을 통해 입당을 유도한 행위에 대해 사전선거운동 및 경선운동 제한 위반을 인정한 바 있다.

 

이러한 행위가 단체 차원의 지시나 공문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 개인의 일탈을 넘어 단체 자체의 법적 책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종교 관련 선거 범죄는 자금 흐름이 복잡하고 조직적 은폐가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단일 기관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합동수사본부를 통해 자금 흐름 추적과 조직 구조 분석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전 대응이 향후 종교와 정치의 경계를 재정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교분리 원칙의 실질적 작동 여부가 수사와 사법 판단을 통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보라 기자 violet0218@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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