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이른바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기존 의료법 위반 사건의 처벌 수위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법 개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법원이 이를 양형에 반영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재판 중인 시술자들의 형사 책임 범위에 관심이 쏠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 형법 제1조는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법률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신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판 진행 중 해당 행위가 더 이상 범죄로 평가되지 않게 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6조에 따라 면소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이는 유·무죄 판단 없이 공소를 종결하는 것으로 사실상 무죄에 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더라도 시행일 이전이라면 원칙적으로 행위 당시의 법률이 적용된다.
대법원 역시 입법 취지보다는 법령의 개폐 여부라는 객관적 기준을 중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시행 이전 사건에 대해서는 기존 의료법 위반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제 양형에 변화를 반영한 판결도 나왔다. 청주지방법원 형사5단독(강건우 부장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타투이스트 40대 A씨에게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의료 면허 없이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업소에서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현행법상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향후 제도 변화 가능성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타투 시술의 처벌 여부를 둘러싼 사회·입법적 논의가 지속돼 왔고,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법률이 제정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해당 판결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문신사법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 법은 일정 자격을 갖춘 비의료인에게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내년 시행될 예정이다. 1992년 대법원이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본 이후 30여 년 만의 제도 변화다.
다만 법안 통과와 시행 사이에는 법적 간극이 존재한다. 시행 이전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기존 의료법이 적용되며, 재판에서도 유죄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법 시행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다면 해당 행위가 더 이상 범죄로 평가되지 않아 면소판결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부칙에 “시행 이전 행위는 종전 법에 따른다”는 규정이 포함될 경우 기존 사건에 대한 처벌은 유지된다.
이미 형이 확정된 사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형법 제1조 제3항에 따라 행위 자체가 범죄로 인정되지 않게 되면 형의 집행이 면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입법 변화가 양형에 반영된 사례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법 시행 전이라도 사회적 인식 변화와 입법 방향이 양형에 고려될 수 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다만 실제 처벌 여부는 시행 시점과 경과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사건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