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변호사가 보낸 일주일의 기록

  • 등록 2026.01.08 08: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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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변호사는 일주일 내내 무얼 할까
접견과 기록 검토, 쟁점 정리에 매진

 

월요일

월요일 새벽 5시 10분,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구속된 의뢰인의 시간은 밖의 시간과 다르게 흐르기 때문이다. 나의 오늘이 시작되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으로 한 주의 아침을 연다.

 

출근 전 루틴은 늘 같다. 오늘 접견이 예정된 이들의 사건기록 핵심 쟁점을 1쪽으로 정리하고, 접견에서 반드시 확인할 질문 7개를 작성하고, 접견 후 즉시 실행할 목록을 확인한다. 오전에는 항소심 사건기록을 다시 훑었다.

 

점심 무렵, 구치소 접견을 다녀왔더, 나오는 길에는 오늘 접견 내용을 정리한다. 내용이 문서로 남아야 접견이 완성된다.

 

화요일

화요일은 오전에는 가족 상담이 있었다. 가족들은 대체로 두 가지를 묻는다. “언제 나올 수 있나요?” 그리고 “정말 가능한가요?” 나는 그들에게 가능성의 범위를 숫자로 명확하게 설명한다.

 

오후에는 사건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책상에 사건기록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내 원칙이다. 기록이 쌓이는 순간 그 안에 있는 사람도 함께 먼지 묻은 채 쌓인다. 그래서 나는 사건을 3단계로 분류해 곧장 검토한다.

 

A는 서면 검토로 즉시 국면이 바뀌는 사건, B는 추가 증거 확보가 먼저인 사건, C는 접견에서 진술 정리가 선행되어야 하는 사건이다. 이렇게 분류해야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가 선명해진다. 밤 11시, 마지막으로 이메일·메신저를 확인한 뒤, 내일 접견 질문지를 다시 수정했다.

 

수요일

수요일은 항소이유서를 마감했다 나는 항소이유서를 쓸 때 세 문장을 먼저 고정한다. ① 1심의 사실인정 중 무엇이 기록에 반하는지, ② 그 오류가 결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③그래서 항소심은 무엇을 다시 판단해야 하는지이다.

 

목요일
목요일은 아침부터 기록만 봤다. 기록을 쓸 때 나에게는 여러 규칙이 있다. 먼저, 유리한 기록은 과장하지 않고 정확히 쓴다. 불리한 기록은 숨기지 않고 분해한다. 덩어리로 두면 치명적이다. 상대 진술은 인신공격이 아닌 객관적 구조로 깨뜨린다.

 

오후에는 보석 의견서를 준비했다. 보석을 허가하는 재판부 입장에서는 ‘통제 가능성’을 문서로 확인하고 싶어한다. 주거·직업·가족, 재범 위험 평가, 출석 담보, 피해자 보호 장치 등을 정리해 제출했다. 

 

이날은 밤늦게 사무실에 혼자 남아 사건을 정리했다. 

 

금요일

구치소 접견에서 의뢰인에게 말했다. “사건은 정리된 사실로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후회와 반성도 끊임없이 하십시오. 피해자분들께 용서를 구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토요일

토요일은 ‘정리의 날’이다. 사건기록과 접견 시 필요한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 접견하면 무엇을 확인할지, 어떤 서류를 언제 넣을지, 가족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설명할지 등을 정리한다. 

 

일요일

일요일 밤, 다음 주 접견 스케줄을 정리했다.  다음 접견 때 나는 또 질문지 7장을 들고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지부터 함께 정리할 것이다.

 

※ 이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김상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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