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지시에 따라 문화재 훼손 가담…구상권 행사 가능할까?

  • 등록 2026.01.09 09: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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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단기 1년 6개월, 장기 2년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입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간단한 고액 아르바이트’라며 제안을 했습니다. 경복궁 담벼락에 락카로 홍보 문구를 쓰면 500만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어서 선입금을 요구했고, 공범은 영상통화와 캡처 화면을 통해 대차 내역과 코인 송금 내역 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교통비와 물품비 명목으로 10만원을 입금받았고, 안내받은 장소에서 홍보 문구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작업 이후 공범은 연락을 끊었고 저는 약속된 돈을 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3명이 공동으로 약 1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을 실제 공범에게 구상권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행위를 통해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합니다. 민법 제760조에 따르면 공동불법행위자는 피해자에 대해 연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 때문에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면 각 가해자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는 전체 손해액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질문 내용과 같이 3명이 함께 문화재 훼손 행위에 가담했다면, 피해자인 국가나 관리기관에 대해 전체 손해액을 기준으로 연대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불법행위자들 사이의 내부 관계에서는 각자의 책임 정도에 따라 부담 비율이 정해집니다. 만약 한 사람이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해 손해를 배상했다면,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초과 부분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담 비율은 범행의 계획 여부, 역할, 범행에서 얻은 이익, 가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 범행을 기획하거나 주도한 사람과 단순 실행 역할을 한 사람은 책임 비율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질문 내용처럼 범행을 제안한 사람이 따로 있고, 지시에 따라 행동한 정도에 그쳤으며 실제로 얻은 금전적 이익이 거의 없었다는 사정은 내부 책임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상권을 실제로 행사하려면 몇 가지 현실적인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공범의 신원과 소재가 특정되어야 하고, 손해배상금을 실제로 지급한 이후에 구상권이 발생합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변제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판결을 받더라도 실제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구상권 청구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변제한 날부터 10년입니다. 따라서 손해배상을 한 뒤에는 시효가 지나기 전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공동불법행위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경우라도, 자신의 부담 비율을 초과해 배상했다면 다른 공범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공범의 신원 확인과 재산 상황 등 현실적인 집행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문정 변호사 lawfirm.sunw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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