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구름 (화성직업훈련교도소)

  • 등록 2026.01.09 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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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푸른 하늘 쉼 없이 흘러가던 조각 구름 하나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남들보다 앞서가려 바람에 쫓기듯 몸을 맡겼네.
화려한 유혹 쫓다가 찬 바람에 흩어지고 말았네.

 

돌이켜보면 나는 늘 속도에만 취해 살았나 보다.
잠시 머물러 쉬어갈 생각은 못 한 채
그저 가볍게 흩어지기만 하다가 비바람에 찢기고 말았네.
모양새만 쫓다가 내 안의 무거움을 잊고 살았나 보다.

 

하지만, 이 바람이 멈춘 자리에서 나는 다시 배웠네.
구름을 만드는 건 가벼움이 아니라 견디는 힘이라는걸.
찢긴 몸뚱이 아픔 딛고 더 크고 무겁게
빗방울 가득 머금고 묵묵히 머무르는 시간.

 

화려했던 옛 모습 이제는 미련 없이 놓아주려 하네.
구름은 언제나 변하는 법이라 했나 영원한 건 없다지만
이곳에서 머금은 빗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언젠가 다시 흩어질 햇살 아래 메마른 땅 적시는 단비로.

 

모두들, 이 바람이 멈춘 곳에서 견디고 다시 흘러가길.
비를 품고 잠시 머무는 저 무거운 구름처럼
우리도 언젠가 세상을 향해 가벼운 조각 구름 되어 떠다닐 날을 기약하며.
오늘도 조용히 내 안의 무거움을 다독여 본다.

채수범 기자 ctrueseal@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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