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의료법인 관여만으로 ‘1인 1기관’ 위반 아냐”

  • 등록 2026.01.11 10:56:59
크게보기

대법 “형식 아닌 실질 판단”
탈법적 악용 시에만 위반 인정

 

의료인 1명이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운영하도록 한 ‘1인 1기관’ 원칙과 관련해 의료법인에는 해당 규정이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출판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의료법인 관여만으로는 ‘1인 1기관’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의료법인 대표로 치과를 운영하면서 별도의 사단법인 명의를 통해 치과와 의원 등 의료기관 4곳을 추가로 개설·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를 의료법 제33조 제8항 위반으로 보고 기소했다.

 

쟁점은 의료법인의 형태를 이용한 경우에도 의료인 개인의 ‘중복 운영’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의료법은 의사·치과의사 등 의료인에게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의료법인은 별도의 개설 주체로 규정돼 있어 조문상 ‘1인 1기관’ 제한이 직접 적용되는 대상은 아니다.

 

대법원도 이러한 법 체계를 전제로 판단했다. 단순히 의료인이 의료법인의 대표나 임원으로 참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중복 운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위반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재산 출연이 없는 형식적 의료법인을 의료기관 개설 수단으로 악용했거나 법인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해 공공성과 비영리성을 일탈한 경우 등 추가 사정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즉 형식상 의료법인을 앞세웠더라도 실제로 특정 의료인이 여러 의료기관의 운영을 지배·관리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는 취지다. 이 판단은 기존 법리를 유지하면서 적용 범위를 구체화한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비의료인이 자금 출연이나 운영에 관여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실질적 개설·운영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선고 2017도1807).

 

또 대법원은 의료기관의 존폐, 자금 조달, 인력·시설 관리, 수익 배분 등 경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경우를 ‘중복 운영’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대법원 선고 2018도3672).

 

이번 판결은 이러한 기준을 전제로 의료법인 구조에서는 ‘단순 관여’와 ‘실질 지배’를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지우 기자 wldn0@naver.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