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방송인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신상공개 없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중대 강력범죄임에도 피고인의 얼굴과 신원이 공개되지 않자 유족과 여론을 중심으로 제도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인천에서 함께 사업을 운영하던 B씨와 갈등을 빚다 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사업 문제로 갈등을 반복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다른 강제추행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B씨 폭행 사실이 해당 재판 과정에서 드러날 경우 형사 책임이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피고인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첫 공판에서 재판부에 신상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도 “중범죄인데 왜 공개되지 않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제도는 신상공개를 의무가 아닌 ‘가능한 조치’로 규정하고 있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살인과 같은 중대범죄의 경우에도 ▲범행의 잔인성 및 피해 중대성 ▲충분한 증거 ▲공공의 이익 필요성 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공개가 가능하다.
특히 ‘공공의 이익 필요성’ 요건은 별도로 판단되는 핵심 기준이다. 단순히 범죄가 중대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재범 방지나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 이 때문에 동일한 유형의 범죄라도 사건별로 공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절차도 엄격하다. 수사기관은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결정 이후에도 일정 기간 유예를 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판단이 반영되기도 한다.
재판 단계에서의 신상공개도 가능하긴 하다. 다만 이는 공소 제기 당시에는 적용 대상이 아니었으나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 변경으로 대상이 된 경우 등에 한정된다. 이 경우 검사가 별도로 법원에 청구해야 하며, 법원이 이를 심리해 결정하는 구조다.
체포 당시 신상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재판 과정에서 곧바로 공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법이 정한 요건 충족 여부와 절차 진행 상황이 변수로 작용한다.
법조계에서는 제도의 한계도 지적된다. 신상공개가 재량에 맡겨져 있는 만큼 사건의 중대성과 국민 정서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무죄추정 원칙과 피의자의 인격권 보호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해당 사건 다음 공판은 오는 2월 12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