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설비·가전 업체를 상대로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기관을 사칭한 선납 요구형 사기가 잇따르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자신을 ‘교정본부 과장’이나 ‘교도소 행정관’ 등으로 소개하며 접근한다. 이들은 노후 설비 교체를 이유로 물품 납품을 요청한 뒤 수의계약을 제안하고 계약 과정에서 자재비 선입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다.
범행 수법은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 실제 교정기관 직원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발신번호를 기관 대표번호와 유사하게 조작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메일로는 법무부 또는 교정본부 명의의 공문 형태 문서를 보내고 계약서까지 첨부해 신뢰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범행은 형법 제347조 사기죄뿐 아니라 공무원 자격을 사칭한 경우 형법 제118조 공무원자격사칭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다. 위조 공문이나 직인을 사용한 경우에는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죄가 추가로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유사 사건에서도 중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교정시설 납품을 알선해주겠다며 수억 원을 가로챈 일당에게 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공무원자격사칭 혐의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또 교육청 공무원을 사칭해 물품 대금을 편취한 사건에서도 법원은 사기와 공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공기관 명의를 이용한 범행이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 민간 업체에 개인 계좌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일은 정상적인 조달 절차에서는 발생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공공기관 물품 계약은 대부분 조달청 나라장터 등 공식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며 개인 계좌 입금 요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교정기관을 사칭한 납품 제안을 받을 경우 상대방이 안내한 연락처가 아닌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메일로 전달된 공문이나 계약서 역시 별도의 검증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법무부도 최근 유사 사례가 잇따르자 주의를 당부했다. 법무부는 “공문이나 직인 이미지 등은 쉽게 위조될 수 있어 서류만으로 거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응하지 말고 반드시 공식 경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가 의심될 경우 송금 내역과 통화 기록, 전달받은 문서 등을 확보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