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신앙 문제로 갈등을 겪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편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한 가운데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고인 자녀들은 “가정 내 갈등 속에서 벌어진 비극”이라며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아내가 특정 종교에 깊이 빠져 가정 불화를 겪던 중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신앙 활동에 몰두하며 생활자금을 사용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된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이 창립한 신흥 종교단체로, 국내 주요 교단에서는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리적으로는 성경의 요한계시록 해석을 중심으로 한 종말론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재판은 법적으로 종교적 배경이 곧바로 범죄의 책임을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라는 점에서 살인죄의 구성요건과 양형 판단에 따라 진행될 전망이다.
형법 제250조는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범행 동기보다는 계획성 여부와 범행 수법, 범행 이후 정황 등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종교 갈등은 양형 사정으로 고려될 수는 있지만 처벌 자체를 낮추는 결정적 사유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입장이다.
특히 자녀들이 제출한 선처 탄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판례를 보면 살인 사건에서 유족 탄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지만 감형 폭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2022년 대전고등법원은 자녀들이 거듭 선처를 요청한 사정을 인정하면서도 형을 유지했다. 해당 사건은 배우자의 외도 문제로 인한 갈등 끝에 발생한 것으로 피고인은 아내의 부정행위와 이혼 요구 등에 격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한 이상 피해를 회복할 수 없고 용서를 받을 수도 없다”며 “자녀들의 선처 의사만으로 죗값이 가볍게 평가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유리한 정상들이 존재하더라도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 역시 자녀 탄원이 일정 부분 참작될 수는 있으나 살인이라는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형량을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유족의 선처 탄원은 분명 양형에서 고려되는 요소이지만 살인 사건처럼 결과가 중대한 범죄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수법, 사후 태도를 중심으로 형량을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