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서 8세 살해한 명재완…2심도 무기징역

  • 등록 2026.01.16 13: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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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행위통제능력 유지 여부가 기준”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8세 학생을 살해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심신미약 인정 기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재완은 지난해 2월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김하나양을 유인한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명씨는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했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고, 그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자의로 심신장애를 유발한 경우에는 적용이 제한된다.

 

그러나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명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심신미약 인정의 쟁점은 단순한 정신질환 여부가 아니라 범행 당시 행위 통제 능력이 실제로 저하됐는지 여부에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범행의 계획성, 기만·유인, 범행 후 은폐 시도 등의 사정은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이 유지됐다는 강한 정황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선고 2021도8657).

 

이번 사건에서도 명씨가 피해자를 유인해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 과정에서 일정한 계획성과 실행 과정이 확인되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판례에서도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심신미약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2024년 수원고등법원은 살인 등 사건에서 피고인이 조현병 상태였음을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계획성과 위험성 등을 이유로 형 감경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더라도 범행의 경위와 수단, 범행 전후 행동 등을 종합하면 형을 감경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심신미약은 인정과 감경 여부가 구분되는 구조로 형법은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설령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법원이 사건의 중대성과 책임 정도 등을 고려해 감경하지 않을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심신미약 판단이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계획적 범행이나 피해 규모가 큰 사건의 경우 정신질환이 존재하더라도 책임능력이 유지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재판을 하다 보면 다수의 중범죄자들이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만 단순히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범행 당시 사물변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실제로 저하됐는지가 핵심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행의 계획성이나 피해자 유인, 범행 이후 정황 등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책임능력이 유지된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대 범죄일수록 이러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면서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설령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형 감경은 의무가 아니라 재판부의 판단 사항”이라며 “범행의 중대성이나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감경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보라 기자 violet0218@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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