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우리 가족 (여주교도소)

  • 등록 2026.01.17 1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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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여주교도소에서 하루하루를 반성하며 지내고 있는 수형자입니다. 24년 3월에 처음 구치소에 들어왔다가 올해 2월 이곳 교도소로 넘어오게 됐습니다.

 

담장 안에 갇혀 지내다 보니 참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내가 그때 사고만 안 쳤어도 지금쯤 가족들이랑 저녁 먹으며 웃고 떠들고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에 목이 맵니다. 지난 시간을 떠올릴 때마다 못난 자식 때문에 고생만 한 가족들 생각에 눈물부터 앞서네요.

 

보고 싶어도 못 보고, 남들 다 가는 여행 한번 같이 못 가드리고... 번듯하게 성공해서 효도부터 해드리고 싶었는데 효도는커녕 죄수복 입은 모습만 보여드린 게 너무 가슴 아프고 죄송합니다.

 

특히 잊지 못하는 날이 있습니다. 제가 재판받던 날, 징역 4년 선고 소식을 들으신 어머니께서 그 자리에서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저는 그만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내 죄 때문에 아무 잘못 없는 우리 엄마 인생까지 무너뜨렸구나 싶어서 제가 저지른 잘못의 무게가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고요.

 

가족들을 만나려면 이제 2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뭘 해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속죄하며 살아야 할까 매일 고민하고 계획을 세워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기서 나가면 다시는 비겁한 짓 안 하고 우리 가족 힘들지 않게 정직하게 땀 흘려 사는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나가면 우리 가족 힘들게 하는 일 절대 없을 겁니다. 뭐든지 시켜만 주십시오.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서 부모님의 굽은 등을 펴드릴 수 있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가족들도 이 신문을 보실 거라 믿고 이 못난 놈의 진심을 보냅니다.

 

어머니,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년 뒤에는 꼭 부끄럽지 않은 아들로 돌아가겠습니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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