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무심코 “안녕히 주무셨어요?”라는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사회에 있을 땐 그저 관습적인 예의라고만 생각했던 이 짧은 안부가, 이곳 담장 안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지내다 보니 얼마나 고귀하고 어려운 축복인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의 밤이 아무런 공포나 걱정 없이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선의입니다.
하지만 우리 수용자들은 그 소중한 타인의 평온을 깨뜨리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입니다. 내가 무심코 던진 잘못의 돌에 맞은 누군가는 그날 이후 단 하루도 ‘안녕히’ 잠들지 못하는 고통의 밤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자각이 들 때면 감히 타인에게 안부를 묻거나 사랑을 논하는 것조차 오만하고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피해자의 상처를 외면한 채 내 마음의 평안만을 구하는 것은 또 다른 가해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반성은 단순히 말로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깨뜨린 타인의 일상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방치하고 미워하며 불성실하게 수용 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속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오히려 나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작은 규칙부터 행동으로 옮기며 삶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사회에 끼친 민폐를 조금이라도 갚아 나가는 유일한 길임을 배웁니다. 내가 바로 서지 못하면 내가 건네는 사죄나 안부 또한 그저 허공에 흩어지는 위선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동료 수용자 여러분, 우리의 안녕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평온을 앗아간 분들의 고통입니다. 오늘 밤 “나는 안녕한가”를 묻기 전에 “나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이 부디 조금이라도 평안해지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그리고 그 미안함을 동력 삼아 다시는 누군가의 밤을 어지럽히지 않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