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내세운 가상자산 투자…피해 막으려면

  • 등록 2026.01.17 12:33:31
크게보기

투자 전 수익 구조·자금 흐름 확인 필수

 

암호화폐 차익거래(아비트리지) 등 복잡한 개념을 내세워 투자자를 현혹한 뒤 신규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을 지급하는 투자 사기가 잇따르면서 예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악용해 고수익을 미끼로 수백억원대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투자자 보호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들 범행은 공통적으로 ‘원금 보장’과 ‘확정 수익’을 내세우는 특징을 보인다. 투자 원칙상 성립하기 어려운 무위험 고수익을 강조하며 초기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고 자금 유입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조작된 수익 인증 자료를 제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와 유사한 유형의 범행에 대해 법원도 엄정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전주지방법원 제3-2형사부(황지애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1)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 일당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전 세계 7000여 개 거래소를 연결해 저가 매수·고가 매도로 수익을 낸다”며 투자자를 모집한 뒤 정회원 가입과 일정 금액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약 2년간 2800여 차례에 걸쳐 총 190억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복잡한 기술 용어를 활용해 검증을 어렵게 만드는 점도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아비트리지’, ‘디파이’, ‘자동 매매 알고리즘’ 등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을 반복적으로 제시해 전문성을 강조하고 투자 판단을 흐리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운용 능력을 신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범행 초기에는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구조가 작동한다. 일부 투자자가 실제로 수익을 지급받으면서 신뢰가 형성되고 추가 투자자가 유입되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신규 자금 유입이 중단되는 순간 구조가 붕괴되며 대규모 피해로 이어진다.

 

출금 지연 역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징후다.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면 '시스템 점검', '거래소 문제', '상장 일정 지연' 등 확인이 어려운 사유를 내세워 지급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금 세탁이나 도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형적인 방식으로 지적된다.

 

법적으로는 이러한 범행이 단순 투자 실패가 아니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 원금이나 확정 수익을 약정하는 경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이 성립할 수 있고, 편취 금액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중 처벌된다.

 

실제 판례에서도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내세운 가상자산 투자 유치 행위에 대해 사기와 유사수신을 함께 인정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방을 위해 몇 가지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동시에 제시하는 투자 권유는 사실상 비정상적 구조로 보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 투자 구조와 수익 발생 방식이 객관적으로 설명 가능한지, 외부에서 검증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운용 주체의 실체와 자금 흐름을 확인하는 절차도 중요하다. 사업자 등록, 실제 거래 내역, 제3자 검증 여부 등을 점검하지 않은 채 투자에 참여할 경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의 익명성에 대한 오해도 경계해야 한다. 블록체인 분석과 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 흐름이 확인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범행 은폐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고수익을 강조하면서 구조 설명이 불분명한 투자 권유는 일단 의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투자 결정 전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거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투자 사기가 반복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판단과 함께 제도적 감시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문지연 기자 duswlansl@tsisalaw.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