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한 보이스피싱 범죄단체 ‘룽거컴퍼니’ 조직원들에게 징역 30년이 넘는 중형이 구형되면서 검사의 구형 범위와 실제 선고 가능 형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정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범죄단체가입·활동,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직원 A씨에게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3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사의 구형은 결심공판에서 제시되는 양형 의견에 해당한다. 구형 자체가 법원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기록과 변론을 토대로 독자적으로 형량을 정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헌법재판소 역시 “검사의 구형은 양형에 관한 의견 진술에 불과하며 법원이 이에 구속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00헌마453).
다만 법원이 선고할 수 있는 형량은 아무런 제한 없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법정형과 경합범 가중 등을 반영한 ‘법률상 처단형’ 범위 안에서만 선고가 가능하다.
형법 제42조는 유기징역 기간을 원칙적으로 1개월 이상 30년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여러 범죄가 동시에 인정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유기징역의 절대 상한은 50년을 넘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단일 범죄만으로는 일반적으로 징역 30년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러 범죄가 함께 인정되는 실체적 경합범 사건에서는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에 다른 범죄를 반영해 형량이 가중될 수 있다. 그 결과 처단형 상한이 30년을 넘어 40년 수준까지 높아지는 구조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검찰은 범죄단체가입·활동,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환급법 위반, 이른바 ‘노쇼 사기’ 관련 업무방해 혐의 등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피고인에게는 감금이나 폭행 등 추가 범행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복수 범죄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경합범 가중에 따라 처단형 상한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로 징역 40년 구형이 선고 가능한 범위에 포함되는지는 각 죄명에 적용된 법정형, 경합범 처리 방식, 가중·감경 사유 적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소장에 기재된 적용 조문과 범죄 구조에 따라 처단형 상한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의 구형이 실제 선고 형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대검찰청이 2012년 성범죄 사건 2733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검사의 구형량이 1개월 증가할 때 선고 형량은 평균 0.25~0.78개월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구형보다 더 높은 형이 선고된 경우는 4.8%에 그쳤다.
판사 출신 정재민 변호사는 “검사의 구형은 법적으로는 참고 의견에 불과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일종의 심리적 기준점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재판부가 일정 수준의 형량을 염두에 두고 있을 때 검사가 더 높은 구형을 하면 양형 판단 과정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선고 형량은 법정형과 경합범 가중 등을 반영한 처단형 범위 안에서 정해진다”며 “검사의 구형이 아무리 높더라도 법률상 선고 가능한 한도를 넘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