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자택 침입 첫 재판서 혐의 부인…재판부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

  • 등록 2026.01.20 11: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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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목적 주거침입 뒤 흉기 사용
강도·준강도 성립 여부 쟁점...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 겸 배우 나나의 자택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첫 공판에서 강도 혐의를 부인했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국식)는 20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재판에서 “단순 절도를 목적으로 주거에 침입한 것은 맞지만 강도 목적은 없었다”며 “집에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먼저 달려들어 찔리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여자 두 명이 사는 집에 누군가 들어오면 가만히 있겠느냐.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절도를 목적으로 주거에 침입한 사람이 집 안에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흉기를 사용한 행위가 강도 범죄로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형법상 강도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빼앗을 때 성립한다”며 “단순히 절도를 목적으로 집에 들어갔다가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강도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범행 과정에서 상황이 바뀌면 적용되는 죄명도 달라질 수 있다. 배 변호사는 “절도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해 재물을 빼앗으려 했다면 강도 또는 강도미수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도 범행이 발각된 뒤 체포를 피하거나 도주하기 위해 폭행이나 협박을 했다면 형법 제335조의 준강도 또는 준강도미수로 처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판례에서도 유사한 판단 기준이 적용된 사례가 있다. 2015년 의정부지방법원은 절도 목적으로 주택에 침입했다가 발각된 사건에서 준강도미수를 인정했다.

 

당시 피고인은 “사람이 없는 줄 알고 집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자 이를 막기 위해 밀치고 폭행을 가한 사실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절도 범행을 알릴 경우 체포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해 폭행을 가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준강도죄의 폭행은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일반적으로 가능한 정도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준강도 범죄의 기수 여부와 관련해 대법원도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준강도죄의 기수 여부는 절도 범행의 기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준강도죄의 기수 여부는 절도행위의 기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절도미수 상태에서 폭행이나 협박이 이루어졌다면 강도미수에 준해 처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대법원 선고 2004도5074).

 

절도를 목적으로 주거에 침입했다가 사람이 있는 것을 알게 된 경우 곧바로 강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폭행이나 협박의 목적이 재물 강취인지, 체포를 피하기 위한 것인지 또 그 폭행의 정도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수준인지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된다.

 

이번 사건 역시 피고인이 흉기를 사용하게 된 경위와 폭행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가 향후 재판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채수범 기자 ctrueseal@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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