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 미끼로 7000만원 강탈한 30대…징역형 선고

  • 등록 2026.01.20 18: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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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과정에서 상해 인정…강도상해 적용
상해 인정되면 법정형 ‘7년 이상 징역’

 

가상화폐 거래를 빙자해 피해자를 불러낸 뒤 현금을 강탈한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기 위한 폭행이 가해졌고 이로 인해 상해까지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면서 강도상해죄가 적용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형사15부(정윤섭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경기 용인시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하자며 피해자 B씨를 만난 뒤 현금 7000만원이 들어있던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 일행은 사전에 피해자를 현장으로 유인한 뒤 공범이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하는 사이 가방을 강제로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강도죄가 아니라 강도상해죄를 적용한 점이 주목된다.

 

형법 제333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한 경우 강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그러나 강도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형법 제337조가 적용돼 강도상해죄가 성립하며, 이 경우 법정형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크게 가중된다.

 

같은 강도 사건이라도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법조와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강도상해죄에서 말하는 ‘상해’의 의미는 일반 상해죄와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된다. 통상 피해자의 신체 건강 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 기능에 일정한 장애가 초래된 상태를 의미하며 반드시 중상해일 필요는 없다.

 

2014년 서울고등법원도 강도상해 사건에서 상해의 범위를 비교적 넓게 인정한 바 있다. 당시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새벽 시간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신발을 신은 채 머리와 옆구리를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해 통장을 빼앗은 뒤 현금을 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상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과 상처 사진, 폭행 당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도상해죄에서 말하는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 건강 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 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상태를 의미한다”며 “피해자가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았더라도 폭행의 정도와 상처 상태, 피해자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상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폭행을 당하고 옆구리 통증으로 상당 기간 고통을 겪었다는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상처 사진으로도 확인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실제로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도상해 사건에서는 상해 인정 여부가 재판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강도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강도상해죄가 적용되면 법정형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강도상해죄에서는 상해가 발생한 시점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고려된다. 판례는 강도 실행뿐만 아니라 범행 직후 등 사회통념상 강도 범행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도 강도상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도 범행과 상해 사이에 일정한 시간 간격이 존재하더라도 피해자의 저항이 여전히 억압된 상태라면 강도의 기회에 발생한 상해로 평가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공동 범행의 경우 공범 가운데 한 사람이 폭행을 가해 상해가 발생했고 다른 공범 역시 강도 범행 과정에서 폭행이 사용될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강도상해의 공동정범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강도 사건에서 상해 인정 여부가 재판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강도 사건에서는 폭행의 정도와 피해자의 상처 상태, 피해 진술의 신빙성 등이 상해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같은 강도 사건이라도 상해가 인정되는 순간 적용되는 법조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형량 수준에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희원 기자 chw1641@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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