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치금으로 펜팔까지?”…수용자 편지에 연인들 ‘분노’

  • 등록 2026.01.22 11: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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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중심 논쟁 이어져
수용자 펜팔 둘러싼 갈등 사례 증가

 

교정시설 수용자를 둔 가족과 연인들이 모인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에 최근 수용자들의 펜팔을 둘러싼 갈등 사연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교정시설에 수감된 이들에게 펜팔은 오랜 기간 고립감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외부와 단절된 환경에서 편지는 사실상 유일한 소통 창구로 여겨지며 심리적 안정과 사회 복귀 의지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감 중인 연인의 펜팔 사실을 알게 된 뒤 갈등이 생기거나 관계가 단절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펜팔 의심’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연인이 보낸 등기우편을 조회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등기번호를 통해 확인한 수령지는 한 여성 교정시설이었고, 수령자 역시 여성의 이름이었다.

 

작성자는 “우체국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수령자 이름까지 안내받았다”며 “밖에서 일을 대신 처리해주고 있는데 편지에는 부탁만 가득하고 펜팔까지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괘씸하다”고 적었다.

 

이어 “저에게도 올것이 왔네요. 딱히 놀랍지는 않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영치금으로 우표를 사서 다른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는 점이 더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회원들은 “소름 돋는다”,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회원들은 “연인 관계가 아니라면 문제 될 것 없지 않느냐”며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교정시설 내 펜팔 문화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2010년 전후 수발업체 사업이 등장하면서 보다 조직적으로 확산됐다는 분석도 있다.

 

여성 수용자가 출소 후 관련 업체를 운영하며 간행물 등을 통해 광고를 내고, 이를 통해 남성 수용자들에게 펜팔 상대를 연결해 주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개비 명목으로 수만원대 비용이 오가고, 일부 사례에서는 남성 수용자가 여성 수용자에게 영치금을 보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수용자 구조를 보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 6만 3535명 가운데 여성 수용자는 5401명으로 약 8.5%에 불과하다.

 

남성 수용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일부 여성 수용자에게 다수의 남성 수용자가 동시에 편지를 보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제보자 A씨는 “한 여성 수용자가 여러 남성과 동시에 펜팔을 하며 연애 감정을 주고받고, 접견 과정에서 영치금을 받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 역시 “한 수용자가 여러 교정시설의 수용자들과 동시에 편지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유지하고, 접견을 통해 금전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신분을 속이거나 과장된 이력을 내세워 관심을 유도하는 사례도 거론된다. 유부녀임에도 미혼이라고 밝히거나, 범죄 경력을 과장해 상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A씨는 “출소 이후를 대비한 경제적 수단으로 펜팔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서신 교환은 기본적으로 허용되지만 금전 거래는 제한 대상”이라며 “다만 개인 간 관계에서 이뤄지는 부분까지 일일이 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펜팔 자체를 문제로 보기는 어렵지만 일부 사례에서는 수용자 간 또는 외부인과의 관계 형성이 금전 문제나 감정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수용자의 서신 교환을 보장하고 있지만 개인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까지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교정시설 내 펜팔은 고립을 완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일부 사례에서는 금전 거래나 관계 갈등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제도적 틀이라기보다 개인 간 관계 속에서 형성된 관행에 가까운 만큼 관련 분쟁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승연 기자 news@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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